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10-13 17:06:41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공개 비판해 여권 내부와 마찰을 빚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피감기관장으로 처음 국정감사장에 섰다. 전임 도정을 공개 비판해 온 추 지사를 향해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쓴소리가 쏟아지면서 여여 갈등이 드러났다. 헌법재판소 국감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골프를 두고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았고, 식약처 국감은 제넨셀 의혹 공방으로 정회하는 등 상임위 곳곳에서 파열음이 이어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등에 대한 국감을 실시했다. 국감은 시작부터 추 지사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에 집중됐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취임 뒤 추 지사 SNS엔 민생 책임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들이 잘 안 보이고 중앙정치와 직결된 내용이 더 빈번하게 거론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1400만 도민이 맡긴 경기도 살림을 내팽개치고 중앙정치판을 기웃거린 100일”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 재정 문제를 고리로 추 지사를 우회 압박했다. 채현일 의원은 “(재정) 비상선언에 도민도 혼란스럽고 집권당 입장에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다”며 “당대표, 법무부 장관, 당 중진으로 역량과 추진력이 있어 차분하고 냉정하게 풀 방법이 있었을 텐데 행정의 안정성, 예측 가능성, 책임성이 잘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광희 의원도 “국회와 시군 도의회와 협의하고 손을 내밀기도 전에 ‘사실상 부도’라면서 시군 사업에 대한 삭감을 통보하는 방식이 순서가 거꾸로 된 것 아닌가”라며 “경기도에서 협의가 중심이 되지 못하고 일방적 독주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지사는 “지난 석 달간 대부분의 시간은 재정 비상을 해소하기 위한 도정 업무보고와 회의, 대책을 찾는 데 몰두해 왔다. 정시 퇴근하는 날도 거의 없다시피 한다”며 도정에 소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헌재 국감에서는 지난 10일 대구의 한 건물 천장 붕괴 사고 당시 골프장에 있었던 이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여야가 맞붙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민주당이) 어제 갑자기 저를 형사고발 하더니, 제 댓글을 또 마음대로 해석해 테러 협박이라고 얘기한다”고 항의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김건희가 시켰나”, “내란범” 등을 외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방해하지 말라”고 맞서면서 국감장에는 고성이 오갔다.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감은 민주당 김승원 의원의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청탁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백종헌 의원은 관련 증인들이 민주당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며 “핵심 증인이 빠진 국정감사를 과연 진정한 국정감사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증인 채택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의 항의와 고성이 이어지자 이만희 복지위원장은 업무보고도 시작하지 못한 채 오전 10시 36분 정회를 선포했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국세청 국감에서는 내년 1월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 준비 상황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각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받은 답변을 근거로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하자, 임광현 국세청장은 “차질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국세청 국세체납관리단이 벤치마킹한 경기도 체납관리단의 경우 운영 이후 오히려 징수율이 떨어졌다는 점을 거론하며 효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국가철도공단 국감에서는 부산 현안이 거론됐다. 국토위 간사인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은 기장역 주변 철도 소음 대책과 KTX-이음 정차 확대를 요구했다. 또 지난해 7월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 5개 중 가장 먼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의 신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 국감에서는 20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부산교정시설 이전 문제가 거론됐다. 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부산 교정시설의 노후화와 과밀 수용이 심각하다며 “국무조정실이 직접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통상적인 부처 간 의견이나 갈등 조정보다는 훨씬 더 강한 방도로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가덕신공항 건설사업 공사비 문제와 관련해서도 “11월 예비계약과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관계부처 간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지역업체들이 안심하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문제를 풀려면 상호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