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만우절에는 112나 119에 장난 전화가 거의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형사 책임 뿐 아니라 민사 소송까지 불사하는 등 강화된 대응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 경찰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112에 접수된 허위·장난전화는 두 건이다. 119는 단 한 건이었다.
여자친구와 다투고 "여자친구가 납치됐다"고 한 신고, 입원한 친구가 면회를 안 받아주자 "내가 흉기로 사람을 찔렀다"고 한 112 신고가 있었지만 만우절과 관련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오전 8시 45분께 한 20대 남성이 전북 익산시 남중동에 있는 친구 집에 불이 났다며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우리 집에 불이 났으니 대신 신고를 해달라"는 친구의 만우절 장난 전화를 믿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만우절 허위·장난신고는 매년 줄고 있다. 2011년 67건, 2012년 37건, 2013년 31건, 2014년 6건, 지난해는 3건이었다.
꼭 만우절이 아니라도 연중 112 허위신고 자체도 감소추세다. 112 허위 신고는 2012년 1만465건, 2013년 7천504건, 2014년 2천350건, 지난해 2천927건 등이다.
만우절 119 허위 신고도 줄었다. 인천, 충북, 대전, 부산 등 대부분 지역에서는 단 1건의 허위·장난전화도 접수되지 않았다.
이는 허위·장난신고에 민사 소송까지 불사하는 등 강력 대응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형법 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는 위계로 공무원의 직무 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남 진주에서는 1년간 무려 6천170차례 112 허위 신고한 50대 여성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 여성은 하루에 많게는 140여 차례 112에 전화를 걸어 신세 한탄을 했다.
충북 영동에서는 지난해 술에 취해 112와 119에 허위를 일삼은 50대 남성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구속됐다. 즉결에 넘겨져 벌금형을 받은 사람도 4명이나 된다.
하지만 '죽은 동물을 치워달라', '장기 방치 오토바이를 수거해달라'등 번지수를 잘못 짚은 단순 민원 신고는 여전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어 "허위·장난전화나 단순 민원 신고로 공권력이 낭비되면 실제 도움이 필요한 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부산일보 DB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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