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무원이 역내 여자화장실에서 '몰카'를 찍다가 구속됐다. 심지어 영상을 들켜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도 범행응 이어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공중 화장실에서 여성들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A(2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서울의 한 지하철역 역무원으로 일해온 A씨는 근무 시간에 역내 여자 화장실에서 몰카를 찍었다. 화장실에서 여성들과 마주치면 "시설 점검 중"이라고 둘러댔고 여성은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던 올해 2월 15일 피해 여성 B(25)씨에게 들키면서 그의 범행이 들통났다. 용변을 보던 B씨가 칸막이 아래에서 자신을 찍던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놀라 소리를 지른 것. A씨는 도망갔지만 마침 화장실 밖에서 B씨를 기다리던 남자친구가 역무원 차림의 A씨를 목격했다.
 
B씨 일행이 역무실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자 A씨는 "화장지를 교체하러 간 것이었다"고 둘러댔고 유심칩을 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밀며 결백을 주장했다. 뾰족한 증거가 없자 B씨 일행은 발길을 돌렸지만 분한 마음에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사건 기록을 뒤지다 올해 1월에도 같은 역 화장실에서 또 다른 몰카 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을 확인하고 지난달 24일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A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조사 결과 60여개의 몰카 영상이 발견됐고 심지어 A씨는 검거 두 달여전 자신이 찍은 몰카 영상을 여자친구에게 들키는 바람에 이별을 당했고, 성충동 억제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과도 확인됐다. 지난 2011년엔 같은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처벌을 면했지만 이번에는 철창 신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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