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37.7세. 단 3년의 활동이었지만, 한때 10대 팬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젝스키스가 돌아왔다. 시종일관 H.O.T 타도를 외치던 이들은 젝스키스 탄생 비화부터 한때 논란으로 자리했던 일들까지 가감없이 밝혔다.
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젝스키스 특집으로 꾸며져 멤버 은지원, 이재진, 강성훈, 장수원, 김재덕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 녹화가 진행된 날은 지난 5월 18일. 젝스키스가 기자회견을 열고 해체를 공식 발표한지 딱 16년 된 날이다. 2000년 5월 18일에는 공식적으로 헤어졌던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녹화를 진행하자, 멤버들은 감회가 새로운 표정이었다.
젝스키스는 처음부터 H.O.T 타도를 외쳤다. 이재진은 "YG와 계약을 하고, 멤버들이 양현석 형에게 부탁했다"면서 "이번에는 (H.O.T) 이길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젝스키스는 90년대 활동 당시 H.O.T와 데뷔 시기가 비슷한 것뿐 아니라 아이돌 그룹 양대산맥으로 자리해 늘 경쟁을 벌였다.
이에 이재진은 "당시 활동할 때 멤버들은 각자 H.O.T 타격 상대를 정했다"면서 "저는 댄스 담당이니 장우혁을, 김재덕은 문희준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타도 H.O.T를 앞장서서 외치던 김재덕은 타격 상대 춤을 흉내내며 타도를 외치기도 했다"며 "그런데 지금 김재덕은 타도 상대와 동거 중"이라고 폭로했다.
현재 H.O.T 멤버였던 토니와 동거 중인 김재덕은 "같이 사는 이유가 있다"며 "스파이다. 정보를 캐내서 멤버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들은 계약을 체결한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무한 사랑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은지원은 "애초에 YG는 대형 기획사여서 엄두가 안 났다"며 "저희 욕심으로는 큰 대형 기획사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받으며 컴백하고 싶었지만, 알아볼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YG와 노예계약을 했다. YG가 노예"라며 "현석이 형님이 저희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김재덕과 장수원 또한 "재결합을 적극 추진 했었다"면서 "젝스키스 해체 후 1년 쉬면서 재결합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왔다"고 능청스레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YG에 대해서는 "10년, 20년 계약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강성훈은 20년 만에 젝스키스 탄생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은지원과 저, 두 사람이 듀엣 데뷔를 앞둔 상황이었는데 H.O.T가 등장했다"며 "갑작스럽게 사장님에게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저는 듀엣을 하고 싶어서 가수를 안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장님은 저한테 네가 원하는 멤버로 오케이 하겠다고 하셔서 오디션 본 멤버들을 선택했다"며 "장수원 오디션 현장에서는 '할 줄 아는게 없다'는 표현이, 솔직해서 좋았다. 그래서 장수원으로 하자고 사장님께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비밀을 알게 된 장수원은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안겼다.
강성훈의 폭탄 고백은 계속됐다. 강성훈은 "김재덕과 이재진의 춤은 미리 봤다. 실물을 봐야 하니까 오디션 현장으로 불렀다. 김재덕은 꺾기도 잘하고 잘 췄다. 웨이브 잘하는 멤버도 필요할 것 같아서 이재진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첫인상에 대한 폭탄 고백도 있었다. 장수원은 "젝스키스 멤버로 뽑히고 나서 은지원과 강성훈을 보게 됐다"며 "그때도 강성훈은 아이돌 같았다. 그런데 멤버가 한 명 더 있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아이돌 같은 느낌이 나는 사람이 없었다. 은지원은 회사에서 배치해 준 매니저인 줄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은지원은 "장수원 첫 인상을 (자신에게) 안물어 보냐"고 하더니 '삐처리' 될 만한 욕을 차지게 던져 웃음을 안겼다.
한때 논란이 됐던 이재진 휴가 미복귀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흔히 탈영으로 알고 있지만, 이재진은 '휴가 미복귀'라고 정정했다. 그는 "당시에 좀 힘들었다"면서 "군대에서 힘든 건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군대 가기 전에 힘들었다. 아버님이 2006년 1월에 돌아가셨다. 이후 어머니가 아프시다가 2008년에 돌아가셨다. 그 뒤에 바로 입대를 했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13살 어린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고 있다고 밝힌 장수원은 "결혼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여자친구도 결혼을 생각 하느냐"는 질문에 당당히 "네"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젝스키스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안겨줬다. 이뿐만 아니라 1998년 발매된 젝스키스 3집 앨범의 타이틀곡 '로드 파이터'(Road Fighter)와 1999년 발표한 '예감' 등의 무대를 선보여 젝스키스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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