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인 SK플래닛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액면가보다 50배 이상 고가에 유상증자를 실시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현재 유상증자를 실시 중인데 본사는 물론 자회사 직원들도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플래닛 경영진의 무능 등으로 인한 누적된 적자를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SK플래닛은 지난 12일 주당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2만 5천642원에 신주 111만 5주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발행된 주식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배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해 열린 SK플래닛 이사회에 감사위원은 불참했고, 증권신고서 제출대상 여부도 기존 공모실적 없는 비상장법인의 사모 발행으로 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 지난해 751억원 당기순손실 기록, 경영진의 과실 직원에 떠넘겼다? 

재계 관계자는 또 "SK플래닛 고위 간부들이 '안내'라는 형식을 빌려 직원들에게 유상증자를 권하고 있다"며 "상관의 말이다보니 인사 고과에 반영될 것을 우려해 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사주조합의 SK플래닛 보유지분은 1.89%이고 자금 수혈규모 284억 6천274만여 원"이라며 "이는 SK플래닛의 직원 2천200명에 대입하면 유상증자가 완료될 경우 직원 1인당 500여 주, 평균 1천300만여 원 정도를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럴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직원들은 처음 발행 당시 가격 보다 50배 이상 오른 금액을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해 SK플래닛은 58억 원의 영업손실과 75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상장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SK플래닛 측은 "관련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라면서도 "유상증자는 희망 직원에 한해 시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플래닛 홍보 관계자는 "액면가는 회사 설립 당시 기준을 말하는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며 "유상증자는 희망 직원에 한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액면가 50배 부담 전가'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비상장 회사인 SK플래닛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평가방법을 적용해 주식가치를 정했다"며 별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유상증자 실시 목적도 "(적자 만회가 아닌)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 활동)에 동참하기를 (독려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훈 기자 l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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