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메리언 앤더슨,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오른 최초의 흑인

입력 : 2016-08-14 11: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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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맞서 싸운 메리언 앤더슨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공개됐다.
 
14일 방송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무대에 오른 최초의 흑인 가수인 메리언 앤더슨에 대해 다뤘다.
 
메리언 앤더슨은 낮으면서도 깊은 목소리가 인상적인 알토 성악가로,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남아메리카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많은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학교 입학 거부, 식당 주문 거부, 호텔에서도 거부를 당하는 흑인이었다.
 
그녀는 1925년,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주최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오페라 무대에 설 기회는 오지 않았다. 무대에 서고 싶었던 그녀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개인 콘서트를 열었지만 반응은 차가웠다. 청중은 모두 흑인이었고, 백인은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이에 환멸을 느낀 메리언은 1930년 유럽으로 갔다. 유럽은 미국과 달랐다. 프랑스와 영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에서 그녀를 초청해 그녀의 노래를 듣고자 했다. 흑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음악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심지어 스웨덴과 덴마크의 왕이 직접 그녀를 만나러 올 정도로 유럽에서 그녀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하지만, 고국인 미국에서도 인정 받고 싶었던 그녀는 고심 끝에 미국으로 돌아갔고 미국 각지를 순회하며 개인 콘서트를 열었다.
 
이번엔 달랐다. 흑인 뿐 아니라 백인 또한 그녀의 목소리에 감동 받았고 그녀의 목소리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 1939년 워싱턴에서 공연할 기회도 갖게 됐다. 하지만 이 또한 좌절됐다. 흑인 노예의 후손에게 장소를 대여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이 소식을 접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부인 앨리너 루즈벨트는 메리언이 공연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메리언은 링컨 기념광장에서 야외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공연 당일, 무대에 오른 그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그녀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당시 청중 수는 무려 7만 5천명 이상이었다고.
 
메리언은 이후 1955년, 어린시절부터 간절히 바랐던 오페라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됐다. 비록 베르디의 오페라 가면무도회에서 조연인 점쟁이 울리카 역을 맡게 된 것이지만, 이로 인해 그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무대에 오른 최초의 흑인 가수가 됐다.
 
또 그녀는 자신의 성공보다 후배 흑인 가수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힘쓰는가 하면, 마틴 루터 킹과 함께 흑인 인권 운동을 펼쳤다. 또 한국 전쟁 당시 한국을 방문했고, 인권 옹호위원회의 미국 대표로 UN에 파견되기도 했다.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유은영 기자 ey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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