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서, "1등이 되고픈 2등, 그래서 짠했다" (인터뷰)

입력 : 2016-08-26 09: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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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면 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배우 오연서는 영화 ‘국가대표2’ 촬영에 앞서 3개월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실제 선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스케이트 날을 세웠다. ‘여자영화’여서 좋았고, ‘스포츠영화’여서 흥미로웠지만, 지독한 훈련에 ‘괜히 했나’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버틸 수 있었던 건 ‘팀워크’다. 
 
오연서는 본보와 인터뷰에서 “하루 3~4시간 스파르타로 훈련하다 보니까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훈련은 물론 슬픔과 기쁨을 같이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그게 팀인 것 같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 감동 드라마. 오연서는 극 중 쇼트트랙 선수였다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는 박채경을 연기했다.  
 
이 때문에 다른 배우와 달리 두 종류의 스케이트를 타야만 했다. 그녀는 “날도 다르고, 주법도 완전 다르다”며 “처음에 아이스하키 스케이트로 배워서 쇼트트랙이 더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극 중 채경은 1등을 하고 싶은 무리한 욕심에 같은 편 선수마저 탈락하게 한다. 이 때문에 ‘국민밉상’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팀원들과 가장 부딪히는 역할이다.
 
오연서는 “1등하고 싶은 2등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변해가는 게 여자로서 멋있었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짠했다”고 건넸다. 이어 “정확히 표현됐을지 모르겠지만, 친구도 가족도 없다. 그래서 팀원을 만나고, 아이스하키에 더 빠지게 된다.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에서 더 사랑을 느끼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얼핏 악녀로 비치는 인물이다. 이에 오연서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라며 “악녀라고 생각했다면 연기를 다르게 했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반면 국가대표로서 자존심만큼은 누구보다도 강한 인물. 그녀는 “처음 아이스하키 링크장에 모일 때도 채경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온다”고 설명했다. 
 
또 채경은 1등이 되기 위해 이를 꽉 문다. 실제 오연서의 성격도 그럴까. 이에 “욕심이 많진 않다”고 웃음을 보였다. 
 
그녀는 “20대 초반에는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나”라며 “지금은 포기할 건 포기하고, 욕심내지 않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또 “연기는 사실 1등이 없다”며 “안달한다고 해서 실력이 느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 시기 학교도 다니고, 연기 수업도 듣고, 도움이 될까 싶어 놀아보기도 했어요. 여러 가지 경험들이 쌓였던 것 같아요. 고민하는 날들도 물론 있었지만요. 흔들리고, 좌절하고, 또 꿈꾸는 게 청춘 아닐까요. 다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슬럼프나 각오를 다지는 그녀만의 방법은 남달랐다. 아니, 의외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그녀는 “촬영할 때 각오를 다잡는 의미로 다시 만화 ‘슬램덩크’를 봤다”며 “각오를 다지는 데 최고인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이어 “마음이 나태해졌다 싶을 때 ‘슬램덩크’나 ‘H2’ 같은 만화책을 보면 자극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메가박스 제공
 
황성운 기자 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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