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촌(富村)인 서울 강남지역에서 세금 체납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세무서별 체납발생총액 순위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총 17조4천136억원에 달하는 체납이 발생했다.
만약 이같은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작년 한해동안 체납액인 26조5천857억원을 훌쩍 넘어 30조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무서별로 보면 올 상반기 서울 서초구를 관할하는 서초세무서에서만 체납액이 5천326억원에 달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재벌·대기업 총수 일가가 많이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을 관할하는 종로세무서로, 체납액은 4천283억원이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유흥가와 고급 아파트·주상복합건물이 몰린 도곡동까지를 관할하는 역삼세무서(4천247억원)가 3위였다.
수지·죽전·기흥 등 신흥 부촌이 자리잡은 경기 용인세무서(4천148억원)가 4위, 신사동·압구정동·논현동·청담동에 걸친 강남세무서(3천965억원)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삼성세무서(3천743억원·6위), 반포세무서(3천498억원·7위) 등 체납발생 1∼10위까지 서울 서초·강남구에 있는 세무서가 절반을 차지했다.
전국 상위 10개 세무서의 체납액을 합치면 3조3천931억원으로, 전체의 22.8%에 달했다.
반면 전국 하위 10곳(영덕·영월·영주·홍천·거창·남원·홍성·상주·해남·보령)의 체납액은 총 1천808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그쳤다.
이현재 의원은 "세금 체납에 있어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각하다. 부촌을 관할하는 일부 세무서에 체납액이 과도하게 집중됐다"면서 "국세청이 집중적인 관리감독을 통해 신속하게 체납액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규 기자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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