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으로 성관계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 고소했던 2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상대 측 남성이 증거로 내놓은 녹음파일로 무고죄 혐의가 입증됐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7일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21세)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전북의 한 모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지인과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갖고서 "성폭행 당했다"고 허위 고소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A씨는 "강압적 요구에 의해 성관계를 했기 때문에 고소장에 기재된 내용을 허위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라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항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기 전후에 걸쳐 이뤄진 대화를 녹음한 파일 등 증거자료를 확인한 결과 김씨가 무고했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피해자가 대화 내용을 녹음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표시하며 녹음을 중단시키고자 노력, 오히려 피해자가 무고죄로 자신을 신고하겠다고 하자 경찰에 신고하지 말 것을 부탁하는 등 성폭행을 당한 사람으로 보기 어려운 태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소장 기재 내용이 허위사실로 밝혀졌고 피무고자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 명예가 손상됐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피무고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지 않다"고 판시했다.
신건 기자 new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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