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배우'라 불러줘서 매우 기쁘다.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수식어다."
배우 이병헌이 부산을 찾았다. 7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 하는 '오픈토크-더 보이'에 참석한 그는 최근 숨가쁘게 달려온 자신의 행보와 앞으로의 바람 등을 털어놨다.
■ 이병헌이 바라보는 할리우드 진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병헌이 꺼낸 바람이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7년이 됐다"고 말하면서 "아버지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영화광'이셨다"고 회상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TV 앞에 앉혀 놓고 영화를 보여주고 설명을 곁들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 못하는 상태에서 듣기만 했었던 것 같다"고 추억하며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자신도 이젠 아버지다. 그래서일까. 그는 아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자신의 출연작인 '악마를 보았다'를 꼽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병헌은 "지금은 아들이 TV를 봐도 5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니까 영화를 보여주는 건 꿈도 못꾸는 일"이라면서도 "파악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틈만 나면 극장에 데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은 이병헌이 꼽은 할리우드 진출의 발판이다. 이병헌은 "김지운 감독은 나를 가장 잘 아는 감독"이라며 "방금 전까지도 김 감독과 문자를 주고받았다. 서로 또 다른 스타일의 영화로 다시 작업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믿고 보는 배우? "나는 행복한 사람"
자신을 따라다니는 수식어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에 대한 이병헌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이에 대해 "최근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배우로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로 불린다는건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생각한다"며 "최대한 오랜시간 그렇게 불리고 싶다"며 솔직하게 답했다.
이후 자신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그럴 능력이 없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이병헌은 7일 오후 열린 제25회 부일영화상 남우주연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곡성'의 곽도원, '베테랑'의 황정민 등과 경쟁을 펼치게 된다.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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