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도굴꾼의 숨겨진 이야기가 그려졌다.
23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백제 고분에서 수천점의 유물을 도굴한 가루베 지온이 소개됐다.
일제강점기시절 와세다 대학 출신의 가루베 지온이란 이름의 교사는 공주로 부임했다. 그는 백제에 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유명했다. 특히 학생들을 데리고 왕릉과 고분 등을 자주 보러 다녔다.
사람들은 일본인이면서도 백제 문화에 관심이 깊은 가루베에 호감을 보였다. 하지만 사실 그의 정체는 도굴꾼이었다. 공주로 부임한 것, 왕릉이나 고분을 다닌 것도 모두 이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송산리 6호 분을 찾아낸 그는 고분 속 유물들을 당시 가격 20만원, 현재 50억원 가량의 돈을 받고 장물애비에게 넘겼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조선총독부는 증거가 없어 처벌하지는 못하고 논산으로 전근을 보냈다.
하지만 가루베는 이후로도 일본인들 관광 가이드를 핑계로 공주를 자주 찾아 도굴을 계속했다. 송산리 6호 이전 고분의 도굴도 가루베의 짓이라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다.
1927년부터 1945년까지 그가 도굴한 고분만 1천여 곳으로 추정되며, 1945년 백제 국보급 유물 4천여점을 가지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 정부는 계속 유물 반환을 요청했지만 가루베는 1970년 죽을때까지 한 점도 반환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사후 유족들이 2006년 기와 등 겨우 4점만 돌려줘 빈축을 사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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