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하메스, 대표팀 입지 '흔들'

입력 : 2016-11-16 20: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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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스 로드리게스. 사진=AS.com 캡쳐

"마법은 사라졌고, 분노만 커졌다."
 
콜롬비아 국가대표 하메스 로드리게스(25, 레알 마드리드)가 축구 인생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하메스는 16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 12차전에서 시종일관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치며 0-3 완패의 장본인이 됐다.
 
경기 후 콜롬비아 언론들은 일제히 하메스를 비판했다. 일간지 '엘 에스펙타도르'는 "하메스는 이날도 전혀 한 게 없다. 플레이가 부정확했고, 뭔가 쫓기는 느낌이었으며 성질만 부렸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전반 28분 아르헨티나 수비수 메르카도와 충돌한 후 격하게 반응하며 경고를 받은 점도 지적했다.
 
'디아리오 보고타'는 "하메스에게 2016년은 잃어버린 1년"이라며 "2014년 월드컵 때의 마법같은 플레이를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엘 티엠포'는 "콜롬비아의 '10번'은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다"면서 "마법은 사라졌고, 그라운드에서 성질만 부린다"고 보도했다.
 
언론들로부터 사흘 전 칠레와의 예선(0-0) 때와 똑같은 지적을 받은 셈이다.
 
한때 '콜롬비아의 메시'로 불리던 하메스가 왜 이렇게 된 걸까. 조급함 때문이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출전 기회가 확 줄어들어든 이후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서두르다 보니 경기는 경기대로 망치고 상대 선수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계속 폭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메스는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5경기(선발 2회, 교체 3회)에 출전해 1골-2도움에 그쳤다. 지난 시즌 그는 로테이션 멤버로 28경기(선발 17회, 교체 9회)에 나서 7골-8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에도 출전 시간에 대해 불만이 있었는데 올 시즌엔 더욱 줄어들었다. 레알에서 설 땅이 거의 없어진 것.
 
때문에 내년 겨울 이적시장 때 하메스가 레알을 떠날 것이라는 건 이제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의 구상에서도 빠져 있는 데다 하메스 본인도 강력히 이적을 원하기에 조건 맞는 팀이 나오면 옮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려면 아직 두 달이나 남았다. 그 사이에 하메스는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야 새 팀으로 옮긴 다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단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는 교체 출전을 하면서 기회를 노려야한다. 코파 델 레이에서는 선발 출전 기회가 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전 기회를 늘려 자신감을 되찾고 마음을 편하게 먹는다면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다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하메스가 본인의 축구 인생 최대의 위기인 현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하다.

장민 스포츠칼럼니스트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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