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를 앞두고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장이 심경을 밝혔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촛불집회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 '대한민국 박사모' 공식 카페에 '결전을 앞두고 忠臣不事二君(충신불사이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회장은 "2004년 3월 30일 밤 10시 30분. 사내로 태어나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보통 사람으로 살다가 노무현의 불의에 분노하여 개인적으로 전혀 인연이 없었던 정치인을 사랑했다"면서 "수 많은 '내'가 박사모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 많은 '나' 역시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보통 사람으로 살다가 태어나 처음으로 데모라는 것까지 참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 사랑했으니 적어도 정치인을 사랑함에 우리에게는 너무나 강렬한 첫사랑이었다. 그럴 가치가 있었다. 온갖 추악한 거짓이 난무하는 데도 밝혀진 진실 하나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단 돈 1원도 먹지 않은 대통령이었다는 것"이라며 "물론 주변을 너무 믿었던 지나친 순진함은 있었으나 신이 아닌 사람인 이상 어찌할 수 없는 그것이 어찌 탄핵까지 가야하는 중죄라는 말인가"라고 전했다.
특히 "죄 지은 자 벌 받아야 하지만, 죄 짓지 않은 자까지 벌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가 적어도 법치국가인 한, 우리나라가 헌법국가인 한, 대통령 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중죄가 아닌 한, 그것이 어찌 탄핵까지 가야 하는 중죄라는 말인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7시간, 처음에는 정윤회와 뒹굴었다고 입에 거품을 물던 자들이, 최순실이 등장하자 어느새 말을 바꾸고 위 내시경 할 때 마취제까지 거부했던 분에게 뽕쟁이, 주사쟁이로 만들어버리는 세상에서 내 첫사랑은 그럴 가치가 있었다"면서 "이제 탄핵이 남았다. 우리가 법대로 하라 했으니, 법대로 해보라. 단 돈 1원도 먹지 않은 대통령을 어떤 죄목으로 탄핵할 것이냐. 이 거짓의 세상에서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오직 고난 뿐이라는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피하지 않을 것이니, 내 비록 범부이나 가야 할 길은 안다"고 주장했다.
박사모 회장은 "忠臣不事二君 貞女不更二夫(충신불사이군 정녀불경이부) 사내로 태어나 한 주군을 사랑했으니, 두 주군을 사랑할 생각 없다. 向主一片丹心 寧有改理與之(향주일편단심 영유개리여지) 한 조각 붉은 마음 변하지 않으니, 누구도 막을 수 없다. Anger is a traveling companion of courage on the road to justice and truth. 정의와 진실의 편에 서서 배신과 불의와 거짓에 분노함에 두려울 것도 없다"면서 "이제 두 걸음... 대구 서문시장을 시작으로 박사모. 우리에게 주어진 길을 거침없이 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박사모 멤버들은 광화문 등 전국 일대에서 열리는 이날 5차 촛불집회에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하야 반대 시위를 강행할 예정이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 저작권자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