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은 제게 '한국에서도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구나'하는 인상을 심어준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을 리메이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돼 매우 기쁘고, 동시에 큰 책임감으로 다가오네요." (김민규 넥스트플로어 대표)
'드래곤플라이트', '데스티니 차일드' 등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눈도장을 찍은 넥스트플로어가 90년대를 풍미한 국산 PC패키지게임 '창세기전' 리메이크에 나선다. 모바일게임 영역을 벗어나 휴대용 콘솔로 영역도 보다 넓힌다.
◆ 소프트맥스에 '창세기전' IP 일체 양수…감회 남달라
이번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김민규 대표는 업계에서도 익히 유명한 '창세기전' 열혈팬이다. 넥스트플로어를 창업한 이후로도 '창세기전' IP로 게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하고 다녔을 정도다.
그런 그에게 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9월 '창세기전' 원저작자인 소프트맥스(현 이에스에이)의 최대주주가 바뀌게 되면서 해당 IP 이양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 것.
소프트맥스 출신의 이주환 시프트업(관계사) 부사장이 다리를 놨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1월 이에스에이로부터 '창세기전' IP 권리 일체를 넘겨받았다.
김 대표는 "나를 비롯한 숱한 30~40대에게 '창세기전'은 추억 속 명작이지만 젊은 세대에게 이 IP는 생소한 게임"이라며 "이번 휴대용 콘솔버전 개발이 다양한 연령층의 이용자들에게 '창세기전' IP를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1995년 첫 출시된 '창세기전'은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이후 '창세기전2(1996)', '창세기전3 파트1(1999)', '창세기전4(2016)' 등으로 버전업 돼왔다. 이들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100만 장 이상을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도 경쟁력 있는 토종 게임 IP로 분류되고 있다.
우선 김민규 대표는 '창세기전' 시리즈 가운데 '창세기전2'와 '창세기전3' IP를 활용한 2종의 게임을 만들 생각이다.
소위 개발자들이 말하는 '대작(大作)병'에 휘둘리지 않고, 개발의 명확한 기준점을 세우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게임 구현 플랫폼을 '휴대용 콘솔'로 한정지었다.
또 아직까지 PS4 버전 게임을 개발하기엔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됐던 점도 이번 작품을 '휴대용 콘솔'로 한정 지은 이유 중 하나였다.
그는 "우선 '창세기전2·3' IP 콘솔게임 개발을 통해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 나가는 작업부터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시나리오의 경우 원작 내용을 그대로 살리고, 일러스트 등 현대적인 감각을 입혀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창세기전' IP 사업 확대 계획도…콘솔 찍고 모바일 간다
물론 '창세기전' IP를 활용한 수익화도 계획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을 비롯해 후속작, 스핀오프 타이들 등을 고민중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들은 '창세기전2·3' 리메이크를 끝낸 뒤부터 차근차근 실현해 나갈 생각이다. 김 대표는 기준점을 잡아나가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트리플A급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모바일게임이나 MMO 장르로 수익화를 거두는 것을 이상적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좋은 시나리오와 이야기, 캐릭터가 있는 '창세기전'의 가치를 확대해 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2017년 넥스트플로어의 핵심 키워드는 '라이브·새로운 게임·글로벌·콘솔' 등 4가지로 요약된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에 새로운 게임 라인업을 추가하고, 이들을 무기삼아 해외시장을 점진적으로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넥스트플로어의 새로운 과제인 콘솔 영역도 포함됐다.
"단기간 내에 엄청난 성과를 낼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크리스탈하츠', '프렌즈런', '데스티니 차일드' 등으로 다양한 도전을 했고, 또 일정 이상의 성과도 있었지만 만족스럽진 않아요. 그래서 내년에는 더 잘하고 싶어요. 모바일, 콘솔, 온라인 등 어떤 영역이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만 된다면 모두 다 도전할 생각입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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