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9일 대한승마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날 앞서 이화여대와 최경희 전 총장,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 주거지 등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영장에는 업무방해 혐의가 적시됐다.
승마협회는 승마선수인 정씨를 부당하게 밀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선수 선발규정을 어겨가며 정씨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되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2020년까지 186억원 상당을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었다는 의혹, 정씨가 한 대회에서 2위에 그치자 특정 승마협회 간부를 물러나도록 했다는 '살생부 파문' 등에도 휩싸여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정씨가 체육특기자로 입학하는 과정과 이후 학사 관리 등에서 부당한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대 입시·학사 비리와 관련해 최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씨, 최 전 총장 사이 '커넥션'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특검팀이 이날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해외에서 종적을 감춘 정씨를 압박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정씨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고, 독일 검찰에 수사공조를 요청한 데 이어 지명수배를 내렸다. 이와 별도로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특검팀은 정씨가 독일에 있다고 파악할 뿐 정확한 소재지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정씨는 현재 독일 현지에서 변호인을 선임하고 장기전 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정씨가 특검 수사에 협조하도록 계속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남유정 인턴기자 sea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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