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이 영화 '박열'에 얽힌 사연을 공개했다.
'왕의 남자' '사도' '동주' 등 시대극에서 독보적 연출력을 보여온 이준익 감독이 열두 번째 작품 '박열'(제작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로 돌아왔다. 이 영화는 티저 예고편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400만 돌파, 많이 본 무비클립 1위 등 온라인을 점령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다.
20년 전 영화 '아나키스트'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자료 조사를 하던 이 감독은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활동했던 수많은 인물 중 박열에 주목했다. 이 감독은 1919년 3.1운동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박열이 일제 폭압에 강한 분노를 느끼고 일본 제국주의의 심장부 도쿄에서 적극적 투쟁을 벌이는 불덩이 같았던 모습에 마음을 사로잡혔다.
이 감독은 “20년 전 처음으로 박열이라는 인물을 알게 됐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했지만 ‘이 분은 아주 특별한 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혹한 역사를 묻으려는 일본 내각을 추궁하고 적극적으로 항거하는 박열에 대해 우리들이 모르고 산다는 게 스스로 부끄러웠다. 그래서 영화로나마 박열의 삶을 꼭 보여주고 싶었고 20년을 공들인 끝에 드디어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면 많은 분들이 ‘일제강점기에 조선인이 어떻게 일본 대법정에서 저런 일을 벌일 수 있지?’라고 놀랄 수 있다. 하지만 영화 속 모든 이야기는 당시 박열의 활약이 담긴 신문과 기록물들을 통해 고증된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해 이 작품이 기존에 보았던 시대극 틀을 깬 새로운 이야기로 신선한 충격과 통쾌한 재미를 선사할 것을 예고했다.
'박열'은 그간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시대극과 확연한 차별성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영조, 사도세자, 정조 3대에 걸친 비극적 가족사를 다룬 '사도'와 평생을 함께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청년시절을 담담하게 그려낸 '동주'와 달리, '박열'은 세상을 바꾸길 원했던 가장 특별한 연인이자 동지 박열과 후미코의 불꽃 같은 청춘을 유쾌하고 강렬하게 그려낸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1923년 관동대지진을 틈타 무고한 조선인 6천여 명이 학살당한 어두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무겁고 진중한 시대극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새로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열'은 6월 말 개봉된다.
홍정원 기자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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