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묘한 상황에 놓였다. 소속 가수 빅뱅 탑과 악동뮤지션이 같은 날 상반되는 이슈로 화제의 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YG의 상징과도 같은 빅뱅 탑은 대마초 흡연이라는 불미스러운 일로 뉴스 난을 장식하고 있는 반면, 소속사를 대표하는 차세대 아티스트 악동뮤지션은 이날 신곡을 발매하고 인기 몰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지철 부장판사는 20일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탑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 2천원을 선고했다. 탑은 이날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판결을) 받아들이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인생의 교훈으로 삼아 후회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탑은 이번 판결에 따라 남은 군복무 기간을 이행해야 한다. 탑이 소속된 지방경찰청은 심사결과에 따라 그가 의경으로 재복무 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한다. 심사결과 적절하다는 판정이 나오면 탑은 다시 의경으로 복무할 수 있지만, 부적절 판정을 받게 되면 육군본부로 관할이 넘어가 사회복무요원이나 상근예비역으로 남은 기간을 복무하게 된다. 탑은 "저에게 주어진 처분에 따른 국방의 의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탑은 실형을 면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지방경찰청의 심사결과에 의한 재복무를 준비해야 한다. 탑이 의경으로 재복무하게 되거나 상근예비역으로 복무 하더라도 형평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 제기될 수 있다. 이번 판결에 납득하지 못하는 대중의 시선도 견뎌내야 한다. 대마초라는 꼬리표는 어떤 상황에서도 탑을 따라다닐 것이고 이로 인해 정상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탑이 험난한 가시밭길에 놓인 것과 다르게, 후배 가수 악동뮤지션은 달콤한 '꽃길'을 꿈꾸고 있다. 악동뮤지션은 20일 오후 6시 신곡 '다이노소어'와 '마이 달링'을 공개한다. '다이노소어'는 그동안 악동뮤지션이 시도하지 않았던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장르다. '마이 달링'은 어쿠스틱 계열의 곡으로 쉬운 멜로디와 아기자기한 가사가 돋보인다.
이렇듯 데뷔 후 지금까지 늘 깨끗하고 청량한 분위기를 나타냈던 악동뮤지션이 탑의 '대마초 흡연'과 같이 엮이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그럼에도 YG는 정면 돌파를 강행했다. 앞서 지드래곤이 솔로 앨범 발매를 앞두고 탑의 대마초 흡연 혐의 사실이 밝혀졌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음원강자'로 꼽히는 악동뮤지션 역시 자신들의 음악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탑의 공판 일자와 관계없이 '마이 웨이'를 걷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악동뮤지션이 성공적인 컴백으로 회사의 침울해진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평균 나이 20.5세인 이찬혁, 이수현 남매의 어깨가 이래저래 무겁다.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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