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주요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주말 동안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에서도 민원 서비스 등에 차질이 생겨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시는 국정자원 화재 여파로 △부산민원120(시정모니터, 교통신고센터, 시민감사관, 국민신문고) △여권 △정보공개포털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 △인감증명서 발급 △본인서명사실확인제 △전자증명서 △문서24 등의 시스템 이용이 제한된 상태라고 지난 27일 공지했다. 부산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정자원 전산시설 화재로 정부 시스템이 연계된 일부 정보시스템 서비스 이용에 장애가 있다’고 안내했다.
일부 서비스만 전화와 방문 등으로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부산시는 “29일부터 주민센터 등 오프라인 창구를 방문할 때는 사전 전화 문의 후 방문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들은 평소 이용하던 서비스가 일제히 중단되자 고충을 호소했다. 지난 27일 부산 강서구 모 병원을 찾은 정 모(34) 씨는 모바일 신분증 먹통으로 불편을 겪었다. 정 씨는 “강서구에서 일을 본 후 갑자기 감기 증상이 나타나 인근 병원을 찾았다”며 “처음 온 병원이라 신분증이 필요했는데 모바일 신분증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평소 다니던 병원을 가기 위해 집이 있는 해운대구까지 다시 이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이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해외 교환학생을 준비 중인 대학생 박 모(22) 씨는 여권 재발급 신청을 하려다 온라인 접수가 중단돼 난처함을 토로했다. 박 씨는 “곧 시험을 앞두고 있어 미리 온라인으로 여권을 신청하려 했는데 결국 영도구청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며 “발급 일정이 늦어지면 항공권 예약에도 차질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으로 급하게 서류가 필요한데 본인서명사실확인서와 인감증명서는 물론 등본 발급까지 막히는 피해도 잇따랐다. 우체국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서비스도 중단되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6일 오후 8시 15분께 정부 전산시스템이 있는 국정자원에서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 이온배터리 화재가 일어나 정부 전산 서비스가 대규모로 마비되며 발생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