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 "'100억 소녀'? 열심히 일한 성적표 같은 느낌이에요"(인터뷰)

2016-02-05 16:45:55

"많은 사랑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한겨울에 만난 가수이자 배우인 혜리(22, 본명 이혜리)는 설을 앞두고 덕담부터 건네면서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전국적인 열풍을 이끌며 스타덤에 우뚝 올라섰으니 이런 모습은 어쩌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니 피곤한 모습도 함께 묻어나왔다.
 
지난달 '응팔' 종영 이후 언론 인터뷰, 광고 촬영, 해외 일정 등으로 이어진진 강행군으로 밝고 에너지 넘치던 혜리가 어느 덧 지쳐 있었던 것. 그래서일까, 걸스데이 멤버인 그녀의 이번 설 연휴 계획은 무조건 '휴식'이다. "그 뒤는 생각 안 해봤다"며 배시시 웃는다. 일반인들과 달리 가수나 걸그룹에게 명절은 결코 쉴 수 없는 연휴이지만 모처럼 달콤한 휴식을 꿈꾸고 있다.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사실 쉬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여행 중에도 소속사에 '뭐 들어온 것 없냐'고 물어볼 것 같고요."
 
■'응팔' 흥행으로 강행군, 황금연휴엔 달콤한 휴식.
 
돌이켜보면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응팔'의 제작 소식이 들리자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이어 여주인공으로 혜리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는 우려 섞인 걱정을 보냈다.
 
하지만 신원호 PD는 "덕선 캐릭터는 온전히 혜리를 보고 만든 것"이라며 가장 적임자였음을 확신했다. 혜리에게는 "전도연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믿음을 안겼다.
 
'응답하라 1997'의 정은지나 '응답하라 1994'의 고아라 역시 우려를 안고 시작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혜리는 "저에 관한 우려는 안고 넘어야 할 산"이라며 "제작진이 날 믿으니 나도 날 믿게 됐다"고 첫 기억을 떠올렸다.
 
"덕선은 감정이 확실해요. 슬픔도 웃음도 많고 액션이 크죠. 이런 부분은 저와 비슷해요. 다만 눈치 없고 덤벙대고 살짝 멍청하고, 이건 저랑 안 닮았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모니터링을 보니 그것도 제 안에 있더라고요.(웃음)"
 
혜리는 드라마 시작부터 삼남매 중 둘째의 설움을 폭발시키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18년 동안 언니 성보라(류혜영)의 생일 케이크를 재활용한 생일상을 받아온 덕선은 여러 가지 둘째만의 서러운 상황까지 겹쳐 눈물을 쏟아냈다.
 
이 장면은 덕선은 물론 그녀에게도 중요한 장면이었다. 극의 줄기를 잡을 밑바탕임과 동시에 준비했던 모든 것을 쏟아 내야 했기 때문. 혜리는 실제로 울며 촬영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시청자 반응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단다.
 


■'100억 소녀' 지적엔 손사레, "열심히 일한 성적표"
 
혜리는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 '선암여고 탐정단' 등을 통해 걸스데이와 연기 활동을 병행했다. 그리고 배우로서 혜리의 이름은 `응팔'을 통해 제대로 알려졌다. 많은 '러브콜'이 들어오는 건 당연해 보인다. 곧바로 차기작을 선택할 법도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준비를 위한 '쉼표'다.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오지만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당장은 준비가 부족해 힘들 것 같아요. 이제는 기대하시는 만큼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겠다고는 했지만, 일단은 먼저 쉬려고요."
 
'뜨면 변한다'라는 말이 있다. '응팔'을 통해 '100억 소녀'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우뚝 선 혜리 역시 그런 소문을 비켜가기 힘들다. 하지만 혜리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그녀는 "도대체 100억원은 누가 버는 건지 모르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했다는 성적표 같은 느낌"이라는 기자의 말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2016년이라고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전 2010년 데뷔부터 2015년까지 늘 같았는데 뭐가 확 바뀌겠어요? 물론 계속 열심히 하겠죠. 그런데 사랑을 못 받을 수 있어요. 노력했는데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거죠. 했던 대로 열심히 할 뿐이에요."
 
사진=부산일보 DB

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bstoda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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