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가 수술을 마친 강간범을 피해자의 심판에 맡겼다. 하지만 이 일로 거대병원에 꼬투리를 잡혀 의사생활 위기에 처했다.
2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8회에서는 의사면허 정지 위기에 처한 김사부(한석규)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7회 말미 조폭(이철민)은 칼에 찔린 환자가 수술 중인 방에 윤서정(서현진)을 인질로 잡고 들어가 수술 중단을 강요했다.
조폭은 수술을 멈출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김사부는 윤서정에 "난 이 수술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네. 알겠습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폭은 "지금 수술대에 누워있는 놈은 강간범"이라고 소리쳤다. 그는 "내가 택배 돌리고 있는 사이에 둘째 임신 중인 아내와 열한 살 딸애를..."이라며 목소리를 삼켰다. 이어 "3년 징역 받았는데 초범에 모범수라고 2년 만에 가석방 받았다"고 절규했다. 사실 그는 조폭이 아닌 피해자였던 것.
다시 남자는 "아내는 둘째를 유산하고 딸은 소변줄을 옆구리에 차고 살아야 한다"고 절규했다. 당신이 벌을 주겠다는 뜻이냐는 김사부의 질문에 남자는 "이 나라 법이 개떡 같은걸 어떡해. 나라도 해야지. 무능한 아빠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인데"라고 울먹였다.
김사부는 부드럽게 "당신 마음 충분히 알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신 내 수술 끝나기 전에는 안 된다. 그쪽 사연 가슴 아프지만 나는 판사도 법관도 아니다"라며 메스를 댔다. 그리고 비틀즈의 '헤이 주드'를 틀었다.
이때 수술실 바깥에서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딸이었다. 수술을 끝낸 김사부는 "저 환자는 자기 힘으로 똥오줌도 못 누는 상태로 살 것이다. 그런데도 저런 놈을 죽인다면 할 수 없다"며 "하지만 당신은 딸이 여고생, 여대생이 되는 걸 못 볼 것"이라고 남자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그리고 "무엇을 선택하든 가족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나지막히 말했다. 그리고 남자는 낫을 떨어트리고 오열했다.
결국 남자는 연행되고 말았다. 그리고 윤서정은 남자에게 달려가 다친 손에 연고를 발라주며 "다음에 오면 비타민 제가 쏩니다"라고 위로했다. 남자는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의사 언니"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 사실을 안 송경철 과장(장혁진)은 "괴한에게 환자를 맡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면 병원폐쇄까지 가능하다"고 열을 냈다. 하지만 김사부는 "괴한 아니고 아버지다. 그리고 폐쇄 같은 소리하면 낫 들고 너한테 쳐들어간다"고 성을 냈다.
그리고 김사부는 자신의 방 앞에서 자신을 걱정하며 기다리는 윤서정에게 "니가 제일 안 괜찮은데 누가 누굴 걱정하냐"고 핀잔을 줬다. 이어 "그리고 아까 잘했다. 잘 버텼어"라는 말을 남기고 방에 들어갔다. 윤서정은 "칭찬 받은건가?"라고 혼자 실없이 웃었다. 그리고 김사부는 남자의 딸을 찾아가 "아저씨가 아픈 사람 잘 고쳐. 꼭 고쳐줄게. 병원비는 걱정하지 마"라며 치료를 약속해 인간적인 모습을 자아냈다.
이날 저녁 강동주(유연석)은 낮의 인질극 상황을 따졌다. 김사부는 "냉정했던 거 아니다"라고 했지만 강동주는 "개 멋 부린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사부는 "그런 걸 낭만이라고 한다. 내가 낭만빼면 시체"라며 웃었다.
왜 자신을 싫어하냐는 강동주에 김사부는 "나 너 싫어한적 없다. 네 자격지심, 피해의식이 꼴뵈기 싫은 것"이라며 "그걸 감추려고 하는 열등의식이 싫은거다. 일하는 방법만 알고 일하는 의미를 모르면 그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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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낭만닥터 김사부` 방송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