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 뇌수술로 거인병은 고쳤지만 '파이터'로서는 내리막길

디지털편성부01 multi@busan.com 2019-06-11 15:24:30

최홍만[엔젤스파이팅 제공] 최홍만[엔젤스파이팅 제공]

'거인' 최홍만이 또다시 무너졌다.

최홍만은 10일 서울 화곡동 KBS 아레나 홀에서 열린 '엔젤스파이팅 챔피언십(AFC) 12' 무제한급 입식 스페셜 매치에서 헝가리의 다비드 미하일로프에게 1라운드 49초 만에 KO패했다.

이날 최홍만은 미하일로프에게 큰 펀치에 이어 니킥을 허용하며 충격을 받은 이후 소나기 펀치를 얻어맞고 그대로 쓰러졌다.

주심이 10 카운트를 셌지만, 최홍만은 일어서지 못했고, 그대로 KO패로 경기가 끝났다.

최홍만은 1년 7개월 만의 국내 복귀전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했지만 그를 기다린 건 끊을 수 없는 패배의 사슬이었다.

타고난 체격으로 씨름계를 평정했던 최홍만은 '테크노 골리앗'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2004년 격투기로 전향한 뒤에도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미르코 크로캅, 레미 본야스키, 제롬 르 밴너 등 당대 최고 격투기 스타들과 맞붙으며 정상급의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거인병'을 앓고 있던 최홍만은 2008년 뇌하수체 종양을 제거한 뒤부터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말단비대증(호르몬 과다분비로 사지가 계속 성장하는 일종의 거인병)의 원인이었던 호르몬 분비는 정상을 되찾았지만 '파이터' 최홍만에게는 가혹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포츠면보다 사회면에서 더 자주 이름이 오르내렸던 최홍만은 2016년 9월 치러진 복귀경기에서 10살 많은 마이티 모를 상대로 1라운드에서 KO로 쓰러졌다. 지난해에는 자신보다 40cm 이상 작은 중국 승려 파이터 이룽과의 경기에서도 KO패배를 당했다. 복귀전마다 번번이 힘 한 번 못 쓰고 쓰러지는 왕년의 '골리앗'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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