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2025-11-07 15:30:32
소방 구조대원들이 무너져 내린 보일러 타워 잔해 속에서 매몰자 1명을 찾아내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6일 오후 울산 남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현장. 이날 오후 2시 2분 60m 높이의 5호기 보일러 타워가 붕괴해 작업자 7명이 매몰됐다. 무너져 내린 보일러 타워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엿가락처럼 휘어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 제공
7명의 사상·실종자가 발생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는 발파 해체를 위한 ‘취약화 작업’ 중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렸거나 44년 된 노후 구조물이 순간적인 비틀림을 이기지 못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작업 전 필수적인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오후 2시 2분 발생했으며, 붕괴된 5호기를 포함한 3개 타워는 오는 16일 발파, 철거될 예정이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3명이며, 2명은 사망 추정, 2명은 실종 상태다.
유력한 원인으로는 ‘무게중심 붕괴’가 꼽힌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25m 높이에서 구조물을 쉽게 무너뜨리기 위해 지지대 등 철재를 산소절단기로 잘라내던 상황이었다. 관련 업계는 이 과정에서 하중이 한쪽에 과도하게 실리며 무게중심이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소방 당국도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물 기둥 등을 다 자르고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흔들렸다든지, 기울어졌다든지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작업 전 안전 조치가 부실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나무를 벨 때처럼 한쪽으로 쏠려 넘어갈 것에 대비해 타워를 지탱하는 와이어(끈)를 걸거나 레커로 지지해야 한다”며 “와이어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려 이를 생략했는지 여부도 확인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981년 준공된 구조물의 ‘노후화’에 따른 순간 비틀림 가능성도 제기된다. 40년 이상 스팀을 생산했던 낡은 철재 구조물이 해체 작업을 위한 절단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틀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경찰청은 7일 형사기동대장을 팀장으로 한 70여 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구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놓고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경찰은 고용노동부, 검찰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발주처인 동서발전과 시공사인 HJ중공업, 하도급업체 코리아카코를 상대로 원하청 관계와 구체적인 작업 내용,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