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6-02-22 20:00:00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로 유력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열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개통식’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처음으로 PK 광역단체장을 석권한 뒤, 2022년에는 국민의힘이 4년 만에 3곳을 모두 탈환하며 ‘보수 방어선’을 복원했다. 극과 극을 오간 부울경의 선택은 전국 판세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였다. 6·3 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지금, PK는 또다시 승패를 가를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부산에서 오거돈, 울산에서 송철호, 경남에서 김경수 후보를 각각 당선시키며 PK를 전면 장악했다. 보수 정당의 아성으로 불리던 지역 구도가 무너진 상징적 사건이었다.
2018년 지선에서는 부동층이 결과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오 후보가 전반적으로 지지율에서 앞섰지만 막판까지 부동층이 10~30%에 달해 변수 가능성이 컸다. 부동층 민심을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국면이 급물살을 타면서 분 ‘평화 바람’이 잡으면서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지역 현안보다 정권 안정론과 변화 요구가 맞물리며 표심이 급격히 이동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4년 뒤 민심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부산 박형준, 울산 김두겸, 경남 박완수 후보를 당선시키며 PK 3곳을 모두 탈환했다. 선거 100일 전부터 보수진영이 일찌감치 우위를 점하는 양상이 드러났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중도 하차, 민주당에 대한 피로감과 ‘쏠림 현상’에 대한 반성론이 확산된 점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대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정권 교체 효과도 보수 결집에 힘을 보탰다. PK는 다시 ‘보수 저지선’으로 자리매김했고, 이 흐름이 22대 총선까지 이어졌다.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판세는 ‘초접전’ 양상이다. 여권 유력 후보인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박형준 부산시장을 앞선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2018년과 달리 정당 지지율에서 특정 정당 쏠림 현상은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를 발판 삼아 ‘성과와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이전 등 지역 공약 이행 성과를 부각하며 부산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울산과 경남에서도 산업·경제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이 정부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이어지면서 여당으로서는 국정 안정과 성과론을 앞세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민주당 내부에서는 ‘2018년 재현’의 기대감이 감지된다. 다만 2022년 패배의 교훈을 되새기며 조직 재정비와 중도층 공략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PK를 ‘보수 마지노선’으로 규정하고 총력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 장동혁 지도부의 강경 기조 속에 지지율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당 안팎에서는 중도·합리 보수층을 다시 결집시킬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야당의 변화 여부가 중도 보수층의 재결집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거론된다. 민주당이 확장성을 보여줄 경우 PK 민심이 또다시 이동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읽힌다.
여권이 이번 주 통과를 추진 중인 행정통합 이슈도 변수다.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과 행정체계 개편 문제는 지역 정체성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이슈로 꼽힌다.
지역 산업 위기 대응, 가덕신공항 추진 속도, 청년 일자리 문제 등 생활 밀착형 현안도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18년에는 평화 이슈, 2022년에는 정권심판론이 결정적이었다면, 이번 선거는 ‘지역 성과 경쟁’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막판 카드가 판세를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