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에 '강제노동 관세' 12.5%…‘301조 관세’ 60개국에 부과

정부 "미측, 한국 관세 15% 상한선 준수 입장 재확인"
'301조 과잉생산 관세'도 곧 부과…韓'15%상한' 사수 관건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2026-07-24 11:49:47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10∼12.5%의 '강제노동 관세'를 60개국에 부과했다. 한국도 사실상 12.5%의 관세를 맞았다.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도입한 '10% 글로벌 관세'의 만료를 불과 7시간 앞두고 직전에 이를 대체하는 새 관세가 나온 것이다.

24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관련 무역법 제301조 조사에 따른 관세조치를 최종 발표했다. USTR은 이날 오후 5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문제 삼아 60개국에 10∼12.5%의 관세를 확정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에는 제품별로 최혜국대우(MFN) 세율이 12.5%가 안될 경우 강제노동 관세와 합산해 12.5%가 되도록 하고 MFN 관세가 12.5% 이상일 경우는 강제노동 관세를 0%로 하도록 했다. 합산치가 최소 12.5%가 되도록 한 것이다.

강제노동 관세는 24일 0시 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적용된다. 종래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도입됐던 글로벌 10% 관세조치가 만료되자마자 발효되는 것이다. 강제노동 관세는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기존 무역확장법 232조 대상품목 및 원자재 등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부과되지 않는다.

이번 미국측의 최종 발표는 지난 6월 2일 예고한 내용을 최종 확정하는 것으로, 조사대상 60개 경제권을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제도 유무와 기존 무역합의 등을 고려해 4개 그룹으로 재분류해 차등적인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우선, 한국·일본·스위스 등 3개 경제권은 1그룹으로 분류됐다. 1그룹은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가 12.5% 미만인 경우 301조 관세와 합산해 총 12.5%의 관세가, MFN 관세가 12.5% 이상인 경우 301조 관세는 0%가 되어 해당 MFN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EU·대만 등 2개 경제권은 기존 MFN 관세가 10% 미만인 경우 301조 관세와 합산해 총 10%의 관세가, MFN 관세가 10% 이상인 경우 301조 관세는 0%가 되어 해당 MFN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캐나다·멕시코·영국·인도 등 17개 경제권은 기존 MFN 관세에 301조 관세 10%를 더한 관세가 적용된다. 이 중 인도·스리랑카·온두라스·요르단·트리니다드토바고 등 5개 경제권은 12.5% 부과 대상에서 10% 부과 대상으로 재분류됐다. 그 외 중국·브라질 등 38개 경제권은 기존 MFN 관세에 301조 관세 12.5%를 더한 관세가 적용된다.

이번 강제노동 301조 조사결과가 최종 발표됨으로써 상호관세 위법판결 및 122조 관세 만료 이후 미측 관세조치의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USTR이 발표한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관세와 관련, 미측이 기존 한미 무역합의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향후 발표될 과잉생산 관련 301조 관세까지 더해질 경우 총 관세율이 15%를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으나, 미국측이 합의 준수 의사를 다시 밝힘에 따라 관세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하게 됐다는게 정부 설명이다.

다만, USTR이 함께 진행 중인 과잉생산 분야 301조 조사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정부는 향후 조사과정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측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기존 한미 관세합의를 통해 확보된 우리측 이익균형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통해 총 3500억 달러(약 518조 원)의 대미(對美)투자를 약속하고서 미국이 예고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그간 정부는 산업계·관계기관 등과 협력해 301조 조사 절차에 적극 대응해 왔다. 미측과도 양자협의 등을 통해 긴밀한 소통을 이어왔다. 특히 이번 최종 발표를 앞두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을 긴급 방문해 고위급 회담을 연쇄 개최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22∼23일)을 가졌으며,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를 면담(21일)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측은 “강제노동 및 과잉생산 301조 관세를 합산하더라도 기존 한미 무역합의에 따라 총 관세율이 1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력히 강조했다. 미국측 역시 기존 무역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문제는 한국이 최종적으로 받아들 관세 수치다.

한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포함한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통해 25%의 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강제노동 관세와 조만간 부과가 예상되는 과잉생산 관세의 합이 15%를 넘으면 무역 합의보다 불리해지는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지난달 각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