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6-07-21 13:08:02
SK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업황 호조에 힘입어 2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웃도는 데다 윤활기유 가격까지 역대급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우려가 제기됐지만 여전히 견조한 업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30일 올해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1조 55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2조 16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은 정제마진 강세다. 아시아 기준 지표인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분기 평균 배럴당 24.74달러를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되는 배럴당 4~5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판매하면서 확보하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석유제품 공급 불안이 심화한 점이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졌다.
6월 들어 양국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과 원재료 가격 하락이 제품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역래깅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높은 정제마진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며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실적 부담도 당초 우려보다 도드라지는 상황은 아니다. 정유업계는 최고가격제로 인해 고가에 도입한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을 국내에서 제값에 판매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업계에서는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 규모를 약 4조~5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윤활기유 사업 호조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2분기 국내 업체들의 윤활기유 평균 수출가격은 톤당 1620달러로, 1분기 평균인 887달러보다 약 83% 상승했다. 윤활기유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자동차와 선박, 산업용 윤활유의 핵심 원료다.
윤활기유 가격 급등은 글로벌 공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상승하자 정유사들이 휘발유와 항공유 등 수익성이 높은 경질 석유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윤활기유 생산은 감소했다. 여기에 전쟁 여파로 카타르의 펄 GTL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다라 등 중동 주요 생산 시설의 가동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제마진과 윤활기유 가격의 강세는 3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7월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5.7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윤활기유 수출가격도 7월 초 톤당 2130달러까지 치솟으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를 더 키우고 있다.
BNK투자증권 김현태 연구원은 “당초 예상은 급등한 정제마진이 하반기 하향 안정화되는 것을 가정했는데, 7월 현재까지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은 셈”이라며 “윤활기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정유사의 3분기 윤활기유 이익은 사상 최고치인 2분기 레벨(수준)에서 2배가량 더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