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인데… ‘원양어선 안전펀드’ 지원선박 11척 중 3척 해외서 건조”

해수부, 국내 건조 배점 줄이고 정성평가 비중↑
정성평가 비중 밀려 국내 업체 탈락하기도
이양수 “국내 건조 유도하는 평가기준 작동해야”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6-10-12 11: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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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으로 신규 건조된 트롤선어선(위부터 슐에스테701호, 슐에스테703호). 해수부 제공. 2023년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으로 신규 건조된 트롤선어선(위부터 슐에스테701호, 슐에스테703호). 해수부 제공.
이양수 의원실 제공 이양수 의원실 제공

정부의 노후 원양어선 교체 지원 사업인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의 지원대상 선박 일부가 중국·대만 등 해외에서 건조됐거나 건조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이 해외 조선소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심사에서는 지원 대상 선사 선정을 위한 평가에서 국내 건조 관련 평가 배점은 낮아지고 정성평가 비중이 배로 높아져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추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원양어선 안전펀드’ 지원대상 11척 중 2척은 중국에서 건조됐고, 1척은 대만에서 건조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양어선 안전펀드란 노후 원양어선을 새 배로 교체하도록 건조비의 최대 50%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박 인도 후 3년간 거치하고 12년에 걸쳐 원금을 상환한다.

실제로 해수부는 2022년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에 선정된 선사인 ‘참손푸드’와 ‘동남’의 중국 건조 선박 2척에 총 166억 8307만 원을 무이자로 지원했다. 또한 올해 선정된 ‘신라교역’이 대만에서 건조 예정인 선박에 최대 232억 원을 무이자로 지원할 예정이다. 2019년 시작된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에는 지금까지 10척 건조에 총 780억 7807만 원이 집행됐으며, 중국 건조 선박 2척에 지원된 금액은 전체 집행액의 21.4%를 차지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2022년까지는 ‘원양어선 안전펀드’ 사업 신청 선사의 과거 국내 건조 실적을 평가했을 뿐 신규 건조 선박의 국내 조선소 건조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은 없었다. 2023년부터 심사기준에 국내 건조 관련 평가 기준이 새로 반영됐고, ‘조선산업 동반성장’을 고려한다는 취지도 명시됐다.


이양수 국회의원. 이양수 의원실 제공 이양수 국회의원. 이양수 의원실 제공
이양수 의원실 제공 이양수 의원실 제공

그런데 국내 건조 관련 평가 비중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15%로 오히려 낮아졌다. 반면 사업계획 등에 대한 평가 비중은 같은 기간 20%에서 40%로 배로 늘었다. 전체 평가점수에서 심사위원의 정성적 판단이 차지하는 몫이 두 배로 커진 것이다. 지난해 6월 투자심의위원회 결과보고서에는 ‘위원들의 검토 내용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정성평가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담겼다.

올해 심사에서 대만 건조를 추진한 신라교역이 선정된 반면, 국내 건조를 추진한 티앤에스산업은 탈락했다. 두 업체의 정량평가 점수와 가점은 같았지만, 정성평가에서 신라교역이 3.5점 앞선데 따른 것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신라교역의 선정 당시 예상 건조비는 464억 원으로, 이 중 절반인 232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실제 계약금액이 늘어나더라도 지원액은 232억 원을 넘지 않으며, 증가분은 선사가 부담토록 했다.

한편, 해수부는 2027년 연근해어선에도 건조비의 60%를 무이자로 지원하는 펀드 방식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며 정부 예산안에 452억 원을 반영했다. 국내 건조를 기본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국내 건조를 의무화하는 조건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양수 의원은 “조선산업 동반성장을 내세우면서 국내 건조 관련 배점을 낮춘 이유를 해수부가 설명해야 한다”며 “국민 세금으로 선사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만큼 국내 건조를 유도하는 평가기준이 실효성 있게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근해어선 현대화 펀드도 국내 조선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며 “국내 조선소의 건조능력과 납기를 고려해 국내 건조를 우선 지원하고, 해외 건조를 지원할 경우에는 그 필요성을 엄격히 검토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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