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 2026-10-13 07:00:00
부산 동아심혈다하는내과 김무현 대표원장은 “동맥경화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본인이 가진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며 “경동맥 검사를 심혈관 검진의 기본항목으로 간주하고, 40대 이후에서는 2~3년에 한 번씩 체크해 보길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동아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역임했다. 동아심혈다하는내과 제공
50대 후반 A 씨는 올해 건강검진에서 ‘경동맥 내중막 비후’라는 결과를 받았다. 건강검진에서 ‘경동맥 플라크’ ‘내중막 두께 증가’ ‘경동맥 협착’이라는 말을 듣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이 오는 것은 아닐까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부산 동아심혈다하는내과 김무현 대표원장은 “경동맥 초음파는 현재 혈관에 동맥경화가 어느 정도 진행돼 있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위험요인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관리할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검사”라고 설명했다. 순환기내과 전문의인 김 원장은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초음파로 혈관벽·혈류 상태 점검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혈관이다. 목 양쪽 피부 가까이에 있어 초음파로 혈관벽과 혈류 상태를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는 X선이나 CT와 달리 방사선 노출이 없고, 통증이 거의 없는 비침습적 검사이다.
김 원장은 “일반 흑백 초음파에서는 혈관벽과 플라크(동맥경화반)를 관찰하고 컬러 도플러에서는 혈류의 방향과 변화를, 도플러 파형에서는 혈류 속도를 확인한다”며 “혈관이 좁아진 부위에서는 혈류 속도가 빨라지는 원리를 이용해 협착 정도를 함께 평가한다”고 말했다.
동맥경화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혈관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 세포가 쌓이고, 이것이 국소적으로 돌출되는 것이 플라크이다. 김 원장은 “정상 경동맥은 혈관 안쪽이 비교적 넓고 매끈하지만, 플라크가 생기면 혈관 안 공간이 좁아지고 혈류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플라크가 커져 혈관 내강이 좁아진 상태가 경동맥 협착”이라고 말했다. 혈전이나 플라크 조각이 떨어져 뇌혈관을 막으면 일과성 허혈발작이나 허혈성 뇌졸중을 일으킬 수도 있다.
경동맥 내중막(내막과 중막) 두께 역시 동맥경화와 관련된 지표이다. 김 원장은 “내중막 두께가 증가했다고 곧바로 뇌졸중이 온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내중막 두께는 나이에 따라 증가할 수 있고, 측정 위치나 방법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경동맥의 상태는 동맥경화의 정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최근에는 내중막 두께라는 숫자 하나보다는 실제 플라크의 존재, 크기와 형태, 협착 정도, 혈류 속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했다.
왼쪽은 정상 경동맥, 오른쪽은 플라크로 혈관 내강이 좁아진 경동맥. 동아심혈다하는내과 제공
■혈관 건강에 영향 주는 위험 인자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왜곡된 식습관, 운동 부족 등이 혈관 건강에 영향을 준다. 김 원장은 “동맥경화의 4대 인자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이 있고 제5의 인자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내중막 두께 증가는 주로 나이나 고혈압 등의 영향을 많이 받고, 경화반은 당뇨·이상지질혈증·흡연 등 위험인자에 의한 국소적인 변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동맥에 이상이 있다면 본인이 가진 위험 인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현재 또는 과거의 흡연 여부, 현재의 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유무와 조절 상태를 점검해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검진에서 경동맥 플라크나 내중막 두께 증가가 발견됐다면 추적 관찰이 필요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정확한 검사 주기에 대한 지침은 없지만, 1~2년 주기로 검사할 것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경동맥 협착이 50% 이상인 경우는 6~12개월 또는 매년 추적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미국이나 유럽학회의 지침도 있다.
경동맥 플라크가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수술이나 스텐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혈압과 혈당을 적절히 조절하고 LDL(저밀도)콜레스테롤을 낮추며, 금연·운동·체중관리와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필요한 경우 스타틴 등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김 원장은 “LDL이 ‘아주 높음’ 단계인 190mg/dL을 넘은 경우 무조건 스타틴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이(남성 45세 이상, 여성 55세 이상), 고혈압, 흡연, HDL(고밀도)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 같은 위험인자 보유 개수와 LDL 수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물 치료를 결정한다.
■일과성 허혈발작도 방심 안 돼
경동맥에 협착이 있다고 해도 초기나 중기까지는 거의 증상이 없다. 김 원장은 경동맥 협착에서는 얼마나 좁아졌는가와 함께 증상이 있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한쪽 얼굴이 처지거나 비대칭이 될 때,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 이상이 있을 때, 말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 한쪽 눈이 갑자기 흐리거나 보이지 않을 때,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이나 걷기 어려움이 있을 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 전조증상일 수 있으니 바로 119를 부르고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런 증상이 몇 분 뒤 사라졌더라도 일과성 허혈발작일 수 있으므로 안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미니 뇌졸중’으로 불린다. 뇌졸중 치료에서는 ‘시간이 곧 뇌’이기 때문이다.
경동맥 초음파가 간단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검사는 아니다. 대신 김 원장은 “40대 이후에는 2~3년에 한 번씩 경동맥 상태를 체크해 보기를 권유한다”며 “특히 동맥경화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나 심뇌혈관질환 집안 내력이 있거나 고도비만인 경우라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경동맥 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 결과지를 받았다면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실제 플라크가 있는지, 협착이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앞으로 생활습관에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가이다.
김 원장은 “목에서 발견되는 작은 변화는 우리 몸 전체 혈관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그 신호에 지나치게 겁을 먹는 것이 아니라, 신호를 정확히 해석하고 필요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