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과 딸 분리해달라" 계속 요청했는데… 4살 아이 숨진 채 발견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 2026-10-14 07: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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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라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폴리스라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 법원에서 양육권을 인정받은 어머니가 한국에 있던 딸을 찾기 위해 경찰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으나 결국 아버지에 의해 숨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10분께 서귀포시 모처에 주차된 차 안에서 40대 A 씨와 딸(4)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에 따르면 A 씨는 사고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아 우울증 약을 여러 개 처방 받고 있었으며, 호주에서 아내 B 씨가 낸 이혼 소송 중 양육권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해 10월 말 B 씨의 동의 없이 딸을 데리고 서울로 향했다.

A 씨의 상태를 우려한 B 씨는 아이를 돌려받기 위해 헤이그 아동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 승소했다. B 씨는 재판 결과에 따라 4월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호주에서 한국으로 왔으나, A 씨는 딸을 데리고 거주지를 옮겨 다녔다.

이에 B 씨는 지난 4월 초 서귀포경찰서에 "양육권 강제집행을 도와달라"며 실종신고를 냈는데, 당시 경찰은 A 씨 위치 파악도 하지 못하고 영상통화만 한 채 "딸이 잘 있다"는 취지로만 안내했다.

B 씨가 계속해서 '딸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해 달라', '딸에게 학대 흔적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 '전남편과 딸을 분리해 달라'고 요청한 끝에 경찰은 같은 달 A 씨와 딸을 파출소로 불러 신변을 확인했다.

이후 사정이 있어 호주에 돌아간 B 씨는 대사관을 통해 "관계 기관에 딸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서귀포경찰서에 지난 3월 22일 "아이가 계속 운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두 차례 현장 조사가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B 씨는 "실종 신고 당시 경찰이 이 같은 사실을 안내하지 않았다"면서 "당시 결과보고서도 작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B 씨가 법무부에 질의한 결과, 지난 3월 제3자가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사건과 지난 6월 B 씨가 요청한 아이의 소재 확인 등에 관해 경찰 보고서조차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B 씨는 A 씨가 딸이 다니던 서귀포시 모 어린이집에 "미국으로 가게 돼 더는 등원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연락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를 알게 된 즉시 B 씨는 호주 대사관을 통해 현지 법원에 긴급 조치를 요청했다.

또 제주경찰청에 "전남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제대로 약을 먹지 않는다. '딸과 미국으로 출국하겠다'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함께 있는 딸이 걱정된다"며 딸에 대한 소재 파악과 안전 조치를 요청했지만, 연락을 받지 못했다.

B 씨는 "오늘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왜 지난 3월 아동학대 의심 신고에 대해 실종신고 시 아무런 안내가 없었냐'고 물어보니 '확인을 안 했다. 죄송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결과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듣지도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제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었냐. 타국에서 매일 관계 기관에 연락했고 경찰에 사정했지만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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