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 2026-11-08 10:52:47
울산지방법원 전경. 부산일보DB
70대 승객이 20대 시내버스 기사와 말다툼을 하다 다른 승객들 앞에서 욕을 해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언쟁 중 순간적으로 내뱉은 욕설만으로는 상대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모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울산지법 형사8단독 김정진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70대 중반인 A 씨는 지난 4월 저녁 울산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에 오르다 운전기사 B(20대 후반) 씨와 시비가 붙었다. B 씨는 계단을 오르던 A 씨에게 “할아버지, 다 올라서서 카드를 찍으세요”라고 두 차례 안내했다. A 씨가 “왜”라며 항의하자 B 씨는 “왜? 넘어질까. 가까운 데 앉아, 가까운 데”라고 답했다.
A 씨는 B 씨에게 “왜 반말을 하느냐”며 따졌고, 두 사람은 서로 언성을 높이며 다퉜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다른 승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B 씨에게 욕설했고, 결국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모욕죄가 되려면 상대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의 표현이어야 한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서로 반말을 주고받으며 다투던 중 A 씨가 순간적으로 욕설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을 사용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표현으로 볼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