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항공기 공중납치 사건이 아내가 보고 싶은 한 남자의 철없는 행동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승객이 대범하게 납치범과 함께 웃으며 찍은 '인증샷'이 화제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납치 항공기의 승객 벤자민 이네스는 납치범 세이프 무스타파와 찍은 '셀카'를 친구들에게 보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네스는 "승무원에 통역을 요청해 함께 셀피를 찍을 수 있는지 물었고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좋다고 답해서 그 옆에 서서 카메라를 보고 웃었다"며 "내 인생 최고의 셀피"라고 말했다.
또 "가까이서 보니 폭탄이 가짜 같았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실제로 납치범이 허리에 두르고 있던 폭탄 벨트는 휴대폰 케이스를 천으로 연결해 묶은 것으로, 폭발물은 전혀 없었다고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네스의 친구는 "벤의 이런 행동은 그의 성격에 따른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키프로스 일간지 키프로스메일은 당시 항공기에 있던 승무원이 키프로스 당국의 대응에 불만을 털어놨다고 전했다.
이 승무원은 납치범이 EU 관계자를 불러달라고 요구했을 때 "우리는 진짜 EU관계자가 아니어도 좋으니 아무나 정장을 입혀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또 승무원은 납치범이 터키로 가겠다고 급유차를 요구했을 때는 "우리가 도망갈 수 있게 급유차에 무장요원을 태워 보내달라고 했지만 또 거부 당했다"고 주장했다.
부기장은 납치범을 안정시키려다 소용이 없자 조종실로 돌아가 창문을 깨고 도망쳤으며, 이에 납치범은 모든 요구가 성사될 가능성이 없음을 깨닫고 마지막 남은 인질 두 명을 풀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 두 명중 한 명이 이네스 였던 것.
한편 이번 납치극은 5시간의 인질극이었으나 모든 승객과 승무원이 무사히 풀려났다. 납치범은 키프로스에 거주하는 전 부인을 만나게 해달라며 키프로스 망명을 허가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사진=트위터 캡쳐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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