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양상추' 때문에 맥도날드가 고개를 한껏 숙였다. 지난 여름 폭염과 최근 태풍의 영향 등으로 가격이 급등,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 '양상추 정량공급이 어렵다'며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매장입구에 내건 '고객 안내의 말씀'을 통해 "양상추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부득이 일부 버거류, 스낵류에 양상추 양을 정량보다 적게 제공 드리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맥도날드는 이어 "불편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인 뒤 "양상추가 들어간 제품을 구매하시는 고객에게 한 주문당 1개의 후렌치 후라이(미디엄 사이즈)를 무료로 드리겠다"며 자칫 토라질 수 있는 고객의 마음을 달랬다.
이렇게 맥도날드가 '양상추와의 전쟁'에서 백기를 들고 나선 것은 지난 여름 폭염 등으로 채소류 가격폭등과 더불어 품귀 현상으로 공급마저 원활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여름 폭염과 최근의 홍수로 주요 채소류의 생육이 불안정해지고 추석을 전후해 가격이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웃돈 구입도 불가능할 정도로 공급이 달리는 형편이다.
최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무, 미나리, 시금치, 애호박, 대파 등 채소류의 가격이 급등했다. 한우 가격 역시 지난해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추석을 앞둔 지난 7일 기준 배추 소매가는 포기당 8천186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의 2천856원에 비해 무려 186.6% 상승해 "배추가 아니라 금배추'란 탄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 청피망, 풋고추, 다다기오이 등도 두 자릿수 가격상승폭을 나타냈고 대파 역시 전주에 비해 가격이 크게 올랐다.
아무튼 채소류 가격 폭등과 공급 물량 부족으로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풍성하게 들어있던 양상추가 이젠 귀한 신세가 됐다는 후문이다.
박홍규 기자 4067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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