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문화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백남기씨 사망을 둘러싸고 물대포 등의 국가폭력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29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준 힘으로 더 이상 국민을 짓밟지 말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언론에 공개하고 현 시국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어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의해 돌아가셨다는 것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은 3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정부로부터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고,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도 찾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사인이 명백하고 유족이 부검을 원치 않고 있음에도 검찰과 경찰, 법원은 기어이 부검을 강행하려 한다"며 "고인의 부검은 법률적·의학적·상식적·도의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백 씨의 시신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시국선언 참여자들은 영장 발부에 대해서도 "사인은 은폐·왜곡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하며 "정부는 백씨 유족에게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한편 물대포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김두관 박지원 심상정 박주민 등 국회의원 114명, 4대 종단 종교계 인사 500여명,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법조계 인사 350여명 등 3천여 명이 참여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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