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스투데이 류세나 기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주가 넥슨에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준 지 3년 4개월 만에 이 회사 1대 주주 자리를 되찾게 됐다.
◆ 협업 추진으로 시작된 꿈, 상처만 남겨
미국 게임사 EA 인수, 공동개발 프로젝트 진행 등 양사간의 시너지 증대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 결국 각자의 길을 걷는 것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엔씨소프트는 23일 장마감 후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가 기존 넥슨 외 1인에서 김택진 대표 외 9인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변경후 최대주주의 지분 비율은 12.19%(267만2천54주)다. 이중 김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11.98%이고, 나머지 0.21%는 배재현 부사장, 윤재수 CFO 등 임원진들이 보유하고 있는 우호지분이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대주주 구성은 김택진 대표(11.98%), 국민연금(11.76%), 넷마블게임즈(8.90%) 순으로 재편, 근소한 차로 김 대표가 최대주주 자격을 얻게 됐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경영권 위협요인이 해소됨에 따라 앞으로 김택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 강화와 함께 사업에 더욱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넥슨, 투자수익은 냈지만…
10월 중순 국내 게임업계의 최대 이슈는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 경영권을 지키고,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였다.
이는 넥슨이 엔씨소프트와의 지분관계 청산을 결정하면서 비롯됐다.
앞선 지난 16일 엔씨소프트의 전 최대주주였던 넥슨은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엔씨소프트 주식(15.08%) 전량을 매도했다.
양사간 원활한 협력 증진을 위해 엔씨소프트 측에 투자했지만, 지난 3년여 간 의미 있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다는 게 넥슨 측의 지분 매각 이유였다. 말 그대로 투자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가 나지 않았다는 것.
또 올 1월 엔씨소프트의 지분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돌변, 넥슨은 업계 안팎으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기도 했다.
투자에 따른 손익을 따지기 이전에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어 온 양대 게임사가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 관계로 변질된 데 따른 실망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과론적으로 넥슨은 지난 3년간 엔씨소프트에 투자를 함으로써 62억엔(약 587억 원)의 투자 차액을 남겼지만 기업 이미지에는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엔씨소프트 측은 김택진 대표의 최대주주 지위 확보와 관련해 "앞으로 주주가치 극대화와 책임경영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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