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예체능'의 저주? 방영 종목 부진 및 간판선수 줄줄이 탈락.
브라질 현지 시각으로 15일 오후(한국시간 16일 오전)시간대가 지나며 리우올림픽 11일째 일정을 마쳤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금까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로 총 14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초반 기대했던 몇몇 종목의 부진과 스타선수들의 탈락이 겹치며 애초에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했던 금메달 10개 이상 및 종합 10위권 진입이라는 성과를 이루기는 다소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인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을 가지고 흥미로운 의견을 온라인 상에서 내놓기 시작했다. 해당프로그램에서 다뤘던 종목의 올림픽 성적을 토대로 프로그램에 이른바 '신기'가 있는지 살펴본 것이다.
처음에는 유도의 부진에 덧붙여진 비난에서 시작된 이야기였다. 하지만 다른 종목으로 시선이 옮겨가면서 부터는 비난보다는 '걱정 반, 재미 반' 성격으로 바뀌었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저주'라는 말이 여러 온라인 뉴스 댓글에서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연예인으로 여러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여러 생활체육 종목에 도전하고 동호인들과 대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2013년 4월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탁구, 볼링, 배드민턴, 농구, 태권도, 축구, 테니스, 족구, 수영, 유도, 배구, 레슬링까지 12종목이 소개되었다.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진이 출연해 연예인들을 지도하거나, 직접 이벤트 경기를 펼치기도 한다.
소개된 스포츠 중 볼링과 족구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종목이 올림픽 정식종목에 있다. 이 중 단체종목인 축구와 배구는 메달권 진입에 성공한 기록이 있다.
탁구, 배드민턴, 태권도, 유도, 레슬링, 수영 여섯 종목은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에 금메달까지 안겨준 종목이다. 특히 격투기 계열 종목들은 양궁에 이은 '효자 종목'으로 불린다.
이번 리우올림픽에 농구와 테니스는 본선 출전권을 얻지도 못했다. 출전한 다른 종목들의 현재까지 성적 역시 '저주'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유도는 세계랭킹 1위 여러 명을 보유하고도 '노 골드'의 수모를 거두었다.
수영은 간판 박태환이 '도핑 파문'의 여파 속에 예선 탈락했다. 이번 주말에 시작된 레슬링에서는 첫날부터 그레코로만형 경기에 출전한 김현우가 편파판정 의혹 속에 패배하며 눈물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배드민턴은 혼합복식이 조1위로 올라가서 8강에서 탈락했다. 남녀 복식에서도 우리 선수들 끼리 결승에서 만날 수도 있다며 좋은 성적을 기대했지만 여자복식 1팀만 준결승에 남고 조기탈락했다.
탁구 역시 선수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남녀 단식 모두 조기 탈락했고, 남자 단체전 역시 끝내 만리장성 중국의 벽을 넘지못하고 완패하며 3-4위전으로 밀려났다.
2연속 메달권 진입을 노렸던 남자축구 대표팀은 조1위로 8강에 진출하고도, 온두라스의 역습에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현재까지는 김연경을 앞세운 여자배구가 3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해 순항중이다. 오늘 밤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저주가 진짜 저주로 남게 될지는 남은 일정에 달려있다. 배트민턴의 남녀단식 16강과 여자복식 준결승 경기를 비롯해 레슬링에서는 3명의 선수가 출전대기 중이다. 리우올림픽 대회 후반부를 장식할 태권도에서는 5명의 선수가 출격할 예정이다.
우스개 소리로 시작된 '우리동네 예체능의 저주'는 정말로 한여름 밤의 공포로 실현이 될지, 아니면 우리 선수들의 통쾌한 승리로 뜨거운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사이다 같은 기쁨을 줄지.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런지 사뭇 궁금해진다. 물론 원하는 건 통쾌한 승리다.
성규환 에디터 mul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