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기쁨·슬픔 공존했던 열린 결말…유종의 미 거뒀다 (종영)

2016-09-21 08:22:28

MBC 수목드라마 '몬스터'가 6개월에 이르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거대한 권력집단의 음모에 가족과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의 복수를 그린 '몬스터'는 슬픔과 기쁨이 동시에 담긴 열린 결말로 그 끝을 장식했다.
 
20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는 강기탄(강지환)이 부모님 죽음에 관해 억울함을 밝히고, 진실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 속 자료를 찾기 위한 도건우(박기웅) 오수연(성유리) 등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기탄의 부모님을 살해한 변일재(정보석)과 살인 교사를 한 도도그룹 도광우(진태현)는 모든 증거가 담긴 판도라의 상자를 막기 위해 강기탄 도건우와 서로 부딪혔다. 
 
강기탄은 판도라의 상자를 손에 쥔 도광우를 전화로 유인하며 가까스로 손에 넣었고, 그 사이 오수연 또한 변일재의 민낯을 공개하기 위해 생방송에 출연, 그의 음성이 담긴 녹취록을 세상에 드러냈다.
 
욕심에 눈이 멀어 조카인 강기탄의 부모를 살해한 변일재는 이후 경찰에 체포되는 순간까지 소름 끼치는 미소를 보였지만, 끝내 사형 집행으로 끝을 장식해야했다.
 
짜릿한 복수는 성공했지만, 슬픔도 남았다. 도건우는 변일재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위험에 빠진 오수연을 돕기 위해 몸을 던졌고, 결국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악역이지만,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여준 그의 마지막 희생은 충분히 슬펐다. 강기탄 또한 과거에 이식 받았던 각막 이상으로 시력을 잃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애틋함'의 끝을 보여준 강지환♥성유리
 


두 사람의 로맨스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깊었다. 풋사과 같은 파릇파릇함보다는 조용하면서도 묵직했고, 그래서 더 애틋했다.
  
강기탄은 이국철이라는 이름으로 살던 어린 시절, 이모부 변일재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기고 목숨까지 잃을 위기에 놓였지만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고 성형 수술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잘생긴 외모에 세련된 위트, 밉지 않은 까칠함을 겸비한 매력남이지만 그 모든 것이 내면의 아픔과 복수심을 감추기 위한 위장이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 남다른 인연으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오수연과 재회한 후 사랑에 빠진다.
 
오수연도 고단한 인생이었다. 아버지가 죽은 후, 자폐아 남동생을 보살피기 위해 오직 돈만을 밝히는 뻔뻔한 속물로 살아야 했다. 훗날 강기탄이 이국철임을 알고, 위기에 빠진 그를 돕기 위해 노력한 그녀다.
 
긴 시간이 흘렀고, 조금은 늦은 사랑이었다. 그래서 더 소중했다. 특히 강기탄은 어린 시절 앞이 안 보였던 당시 오수연을 만났고, 또 성인이 돼 재회한 뒤, 기억을 잃었다 다시 되찾으며 세 번이나 같은 여자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순애보를 보였다.
 
마지막 순간 생존 확률이 30%에 불과한 총알 제거 수술대에 오른 강기탄이 오수연을 상상하며 미소짓는 장면으로,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 '절대 악역' 그린 정보석 진태현
  

드라마 애청자라면 얄미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지만, 이들이 있었기에 드라마가 풍성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주인공들을 곤경에 빠뜨린 변일재-도광우로 분한 정보석-진태현이 그 주인공.
 
특히 정보석의 소름 끼치는 열연은 독보적이었다. 지난 2010년 방송된 SBS '자이언트'에서 악역 조필연으로 분했던 당시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강기탄의 모든 것을 빼앗고 잘나가는 국회의원의 사위가 된 후 도도그룹을 장악, 또 정계까지 뛰어드는 야망 넘치는 인물을 실감나는 표정 연기로 그려냈다.
 
진태현 또한 분노조절 약물을 복용 중일 정도로 사납고 무식한 성격, 또 여자와 술을 좋아하는 안하무인 재벌 2세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는 것에 한 몫(?) 했다. 추악한 죄를 세상에 밝히라는 강기탄의 말에 "죽은 사람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며 오히려 미소를 보였던 장면은 그 절정이었다.
 
막을 내린 '몬스터'는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으로 시청자들과 함께했다. 그 사이 동시간대 방송되는 여러 편의 미니시리즈들과 경쟁했고, 뛰어난 흥행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단단한 고정 시청층을 보유하며 꾸준히 화제를 모았다는 평이다.
 
'몬스터'의 빈자리는 서인국 남지현 주연의 '쇼핑왕 루이'가 채운다.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
 
사진=MBC
 
김두연 기자 myajk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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