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행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는 결국 LA다저스의 이름이 찍혔다.
LA다저스는 14일(한국시간) 워싱턴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를 꺾고 역대 11번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챔피언십 시리즈로 가는 5전 3선승제의 마지막 관문이었다. 시리즈 전적 2-2에서 맞이한 일리미네이션 경기였기 때문에 양팀은 모든 걸 쏟아 붓는 총력전을 벌였다.
다저스는 선발 투수로 리치 힐을, 워싱턴은 사이영 수상 경력의 에이스 맥스 슈어저를 내세웠다. 이름 값으로 봤을 때는 슈어저의 완승이 점쳐졌다.
초반 양상은 예상처럼 흘러갔다. 리치 힐은 2.2이닝 1실점을 한 뒤 내려갔다. 타구에 왼손을 맞은 영향도 있지만 슈어저에게서 점수 내기가 힘들다고 본 다저스 덕아웃이 빠르게 불펜을 가동시킨 것이었다.
특히 지난해 뉴욕 메츠 소속으로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홈런 3방을 때려내며 '킬러 본능'을 발휘했던 다니엘 머피가 선제 타점을 기록해 또다시 다저스의 저승사자로 돌변했다.
반면 슈어저는 4회까지 노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완벽투를 선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5회 선두타자 조시 레딕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만루 위기까지 맞이했으나 야스마니 그랜달과 안드레 이디어를 체인지업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하위 켄드릭을 초구 1로 땅볼로 이끌며 이닝을 끝냈다.
6회말 워싱턴은 다시 한 번 기회를 맞았다. 선두타자 제이슨 워스가 볼넷으로 나간 후 라이언 짐머맨의 2루타가 터진 것. 1루 주자 워스는 3루까지 내달렸으나 3루 코치의 이해할 수 없는 타구판단 신호로 홈까지 내달렸고, 결국 홈에서 아웃되며 워싱턴은 도망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이는 결국 워싱턴에 악재로 작용했다. 7회초 다저스의 선두타자 작 피더슨은 벼락같은 솔로홈런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자 워싱턴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슈어저를 내리고 마크 젭진스키를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다저스에게 호재였다. 1사 1,2루 상황을 만든 다저스는 대타 카를로스 루이스가의 추가 1타점 적시타, 저스틴 터너의 2타점 3루타로 순식간에 4-1로 스코어를 역전시켰다.
그래도 워싱턴은 호락호락하게 물러나지 않았다. 7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한 크리스 헤이시는 그랜트 데이턴으로부터 투런포를 터트려 1점차 접전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7회부터 마무리 투수 켄리 젠슨을 투입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젠슨은 7,8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그리고 9회초 중계 카메라에는 불펜에서 몸을 푸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모습이 잡혀 야구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2이닝 동안 40여개를 던진 젠슨은 힘이 떨어진 9회말 1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투입했다. 커쇼의 구원 등판은 2009년 10월 2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가 마지막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다저스 킬러'이자 지난해 디비전시리즈 1,4차전에서 커쇼에게 홈런을 빼았었던 머피였다. 하지만 커쇼는 머피를 2구만에 인필드 플라이로 유도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커쇼는 마지막 타자 윌머 디포를 5구 커브 헛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역대 11번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다저스는 시카고컵스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두고 다투게 됐다. 두 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1차전은 오는 16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다.
사진=LA다저스 트위터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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