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령' 작가 이순원, 새 소설 '사임당' 출간...문헌기록 토대로 생애 복원

2017-01-16 12:32:47

사진=노란잠수함 제공

방송과 역사학계, 문학계등에서 신사임당에 대한 재해석 바람이 불고있는 가운데 '은비령' 작가로 잘 알려진 이순원이 신사임당의 일생을 담은 정본소설 '사임당'(출판사 노란잠수함)을 출간했다.
 
이순원 작가는 강릉 출신으로, 그 동안 대관령을 비롯한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동인문학상, 이효석 문학상, 동리문학상 문단의 굵직한 상들을 수상했다.
 
작가는 아홉 살 때 강릉에 있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인 오죽헌으로 소풍을 가서 처름 신사임당은 만난 인연으로 이번 작품을 집필했다.
 
사임당은 손녀들이 차별 없이 교육 받길 바라며 천자문을 손으로 적어 책을 만들어 주는 외할아버지와 아들딸 구별 없이 재산을 분배하고 남매가 함께 제사를 모시도록 한 아버지가 있는 가정에서 자랐다.
 
이러한 열린 가풍 속에서 자란 그녀는 ‘세상 사람 모두 보고 싶어하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하는 당찬 소녀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자신의 당호를 짓고 여성 예술가로 재능을 펼치며 보기 드문 주체적인 길을 걷는 여인이었다.
 
조선 제일의 여류 화가가 된 것도, 아들 율곡을 대학자로 길러낸 것도 ‘아녀자’의 한계를 벗어나 학문과 기예를 익힌 ‘여성’으로서의 삶을 꿋꿋이 살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작가는 책을 통해 아내, 어머니, 며느리이기 이전에 자신을 귀하게 여긴 현명한 여인이자 예인으로 남은 주체적인 여성, 사임당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문헌 기록을 토대로 철저히 사실에 가깝게 그의 생애를 복원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수많은 다른 작품들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이 작가가 이번 작품에 '정본 소설'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작가는 이미 밝혀진 내용뿐만 아니라 역사가들이 놓친 이면까지 조명하기 위해 사임당과 관련된 수많은 문헌 자료들을 추적했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서정적 문체를 통해 사임당에 씌워진 허구를 걷어내고 진정성을 부여했다.
 
사임당의 본명으로 잘못 알려진 ‘신인선(申仁善)’에 대한 쟁점부터 ‘율곡 이이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온전히 평가 받지 못했던 그림들까지 사임당의 삶 전반을 올바르게 전하고 있다. 
 
현모양처, 교육의 어머니등 우리 역사에 나오는 여성 중 가장 많이, 자주 언급되는 이름이지만 정작 잘못된 정보로 그의 생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만큼 이번 작품이 진짜 사임당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정덕 기자 orikim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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