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가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그가 데뷔 68년 만에 받은 첫 KBS 연기대상이자 역대 최고령 대상이다.
이순재는 11일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을 받았다. 1934년생인 그는 이날 대상 수상으로 아흔 살에 대상 트로피를 거머쥐게 됐다. 이순재는 지난해 KBS 드라마 ‘개소리’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를 연기했다.
이날 이순재는 후배 배우들의 부축을 받아 무대로 올라간 뒤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며 “‘언젠가는 기회가 한번 오겠지’ 하면서 늘 준비하고 있었는데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국 캐서린 햅번 같은 배우는 연기상을 30대 때 한 번 타고 60대 이후에 세 번 탔다”면서 “우리 같으면 전부 공로상인데 (미국은) 공로상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작품을 함께 한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맡은 역할에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수상의 공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이순재는 “보고 계실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여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순재는 현재 활동 중인 최고령 배우 중 한 명이다. 구순의 나이에도 드라마와 영화, 연극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으나, 지난해 10월 건강 문제로 공연 중이던 연극을 전면 취소하고 3개월간 휴식을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KBS 연기대상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다. 당초 당일 생중계될 예정이었지만,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녹화방송으로 대체된 뒤 이날 편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