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합의틀 마련…유럽 관세 철회”

“나토와 생산적 회담, 합의 틀 마련”
미국·유럽 갈등 숨 고르기 국면
현지 언론서 “골든돔·광물 추가 논의”
그린란드 향한 야욕은 그대로 보여
목표 달성 위한 전략적 후퇴란 분석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2026-01-22 11:29:10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UPI 2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UP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그린란드 관련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발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한 추가 관세도 철회하기로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과 그린란드 광물 채굴권이 합의 내용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단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북극 지역 전체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해결책이 실현된다면 미국과 모든 나토 회원국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난 2월 1일에 발효할 예정이었던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강제 병합 가능성을 우려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2월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이들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 군사 행동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카드를 빼 들어 미국과 나토 동맹국 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뤼터 사무총장을 만나 그린란드 문제를 논의했으며 이 회담에서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협상은 향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와 관련해 골든돔(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논의가 진전됨에 따라 추가 정보가 제공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한 합의 발표 이후 CNBC와 한 인터뷰에서 골든돔과 광물권이 그린란드 관련 합의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필요할 경우 다양한 다른 사람들이 협상을 맡을 것이며, 그들은 나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이 가장 우려하는 미국의 군사력 전개 상황에 대해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도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 문제에 협조해야 한다는 기조는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극 전체뿐만 아니라 그린란드와 관련해서도 무엇인가를 협력할 것인데 이건 안보와 관련됐다”며 “이 합의가 영원히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소유한 덴마크도 합의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뤼터 총장이 다른 국가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난 우리가 나토와 싸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하며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병합할 생각이 없음을 재차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본토를 러시아나 중국 등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려면 미사일의 경로와 가까운 그린란드를 미국이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장된 다량의 광물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 분석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하고 관세 부과도 철회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은 나토 동맹의 균열이 가져올 부담을 의식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유럽과의 안보 공조가 필수적인 만큼 그린란드 문제를 단순히 무력으로만 밀어붙인다면 미국도 전략적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그린란드 관세 발표 이후 주가 등 미국 금융시장이 출렁인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 조절의 배경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미국이 유럽 국가들을 향한 경제와 군사적 압박 수단은 접었지만, 그린란드 병합 의지는 그대로 보여 양측간 진통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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