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2026-02-04 18:56:12
2026 북극 프런티어에서 열린 ‘친환경 해운과 항만에 관한 고위급 대화’ 세션.
한국은 이번 콘퍼런스에서 북극항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신뢰 구축에 나섰다. 특히 북극항로가 지닌 친환경적 가치에 주목하며, 글로벌 해운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한국이 수행할 중추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이런 활동은 비북극권인 한국이 북극과 협력하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게 급선무라고 평가돼 왔기 때문이다.
글로벌 녹색성장기구(GGGI)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2일(현지 시각) 북극 프런티어의 ‘친환경 해운과 항만에 관한 고위급 대화’ 세션을 주최했다. 해당 세션에 참여한 한국 전문가들은 친환경 북극항로에 대한 한국의 관점을 공유했다. 북극항로가 단순한 경제적 효율성을 넘어, 인류 공통의 과제인 ‘탈탄소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친환경 해상운송로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은 이러한 북극항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국가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욘 아르베 뢰이세트 노르웨이 연안국 담당자를 비롯해 잉빌 솔방 GGGI 기후행동 국장, 데니스 율 페데르센 에스비에르 항만 CEO, 예른 에븐 한손 트롬쇠 항만청장, 마즈 크비스트 프레데릭센 북극경제이사회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정병하 외교부 극지협력대표는 한국이 비북극권 국가이지만 해양 국가로서 북극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정 대표는 “북극이 직면한 도전들은 협력할 때만 해결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이러한 협력에 있어 북극권 국가들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역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산 과학 기지와 연구원들을 통해 협력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북극항로 전략이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고 친환경 해운 패러다임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김엄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극지전략연구실장은 “수에즈 운하나 말라카 해협 등이 분쟁이나 전쟁, 기후 관련 사건 등으로 차단된다면, 운임과 인도 기간이 급등해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북극 해운은 기존 항로의 대체재가 아니라 공급망 리스크를 다변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극항로는 단순히 효율성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녹색 해운 전환 속에서 북극이 어떤 표준과 역할을 맡게 될 것인가라는 시각에서 봐야 한다”며 “쇄빙 선박 개발, 청정 연료 벙커링, 안전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한 항만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마즈 크비스트 프레데릭센 북극경제이사회 사무국장은 “한국이 북극 지역과 협력하려면 수년간 쌓아 온 신뢰를 바탕으로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북극 거주 인구의 10%가 원주민이며, 이들이 청정 항로의 구체적인 혜택을 볼 수 있어야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며 “한국과 같은 파트너가 지역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트롬쇠(노르웨이)/글·사진=박혜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