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4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실에서 선거 결과에 승복하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3 지방선거 이후 공개 발언을 자제해 온 박형준 부산시장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국정조사와 특검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가 재선거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박 시장은 진상 규명과 제도 개선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사태는 예고된 참사였다”며 “많은 국민이 많은 불신을 표출했음에도 선관위는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보다 조직 보호와 무사안일함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낙선이 확정된 지난 4일 곧바로 시정 업무에 복귀했지만,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짤막한 입장 외에는 별다른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선거 이후 처음으로 현안에 대해 공개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패로 치부할 일이 아니며 선거 논란이 없도록 철저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국정조사와 함께 특검 수사로 진실이 규명돼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부산 지역에서도 선거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산에서도 여덟 곳의 투표용지 부족뿐 아니라 시장 투표지가 없었던 사례, 두 장이 겹친 사례 등 참정권을 침해하는 의심스러운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추후 정리해서 다시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이 같은 입장은 재선거 필요성을 우선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국민 요구는 재선거다”라며 “문제가 발생한 곳 대부분 국민의힘 우세 지역으로 박빙의 승부에서 얼마든지 결과가 뒤바뀔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치적 역할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용지 관리 전 과정 및 출구조사 이후 조치 사항 공개 및 전수 검증 △국정조사 및 특검 도입 △선관위 해체 수준의 전면 개편 △사전투표 및 출구조사 폐지 등을 요구했다. 박형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서 의원은 향후 국민의힘 입당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