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 2026-08-31 18:26:13
부산시청, 부산경찰청, 부산시의회 청사 건물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팀장급 경찰관이 부하 직원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신고와 함께, 또 다른 간부 경찰관이 해당 팀장의 체력검정 처리를 부당하게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감찰에 착수했다. 의혹에 연루된 두 경찰관은 신고 접수 이후 관련자 분리 차원에서 각각 다른 경찰서와 파출소로 전보됐다.
3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의 한 경찰서 팀장으로 근무했던 경찰관 A 씨가 최근 다른 경찰서로 인사 발령이 났다. A 씨와 함께 관련 의혹에 거론된 이 경찰서의 간부 B 씨도 다른 관할지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의 인사 이동은 A 씨를 상대로 갑질 관련 신고가 접수된 데 따른 분리 조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갑질 신고가 들어오면 신고자와 관련자를 분리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전보 조치를 내린다.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 내부에서는 A 씨가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부하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심부름을 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직원들은 평소 출근 뒤 함께 먹을 요거트와 계란 등을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 씨가 직원들에게 난각번호 끝자리가 1번으로 표시된 계란을 사 오도록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난각 1번 계란은 닭이 방사된 환경에서 낳은 알을 뜻한다. 2~4번 계란과 비교해 영양 성분에는 차이가 크지 않지만 가장 개선된 사육 상태에서 낳은 알이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공급량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구매하기 어렵다.
A 씨의 체력검정 참석 여부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A 씨가 실제 체력검정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참석한 것으로 처리됐고, 이 과정에서 같은 경찰서 소속 간부 B 씨가 담당 직원에게 A 씨가 참석한 것으로 처리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체력검정 처리 과정에 관련된 경무과 직원들이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A 씨의 평소 업무 태도 등을 두고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있었고 이번 신고를 계기로 관련 내용이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현재 감찰이 초기 단계인 만큼 계란 구매 요구나 체력검정 처리 등 구체적인 신고 내용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갑질성 언행과 관련한 신고가 접수된 것은 사실이지만 감찰 중인 사안은 경찰청 지침에 따라 비공개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현재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