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 2026-09-02 17:15:16
지난 7월 16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의 주최로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대법원 승소 판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가 지난달 선고된 사내하청 불법파견 소송 1심 판결에 대해 대부분 항소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성을 끝까지 부인하며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어가던 기조를 변경한 것이다.
2일 법원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2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선고가 이뤄진 사내하청 노동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 대해 일부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 최근 항소포기서를 제출했다.
이번 선고 건은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제기한 10차에 걸친 소송 중 8차·9차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1심 법원은 8차·9차 소송에 참여한 906명의 하청노동자 중 849명에 대해 포스코의 직접고용 의무를 인정했다.
법원은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인 포스코가 만든 작업표준서에 맞춰 일을 했으며 하청업체가 스스로 일감을 정할 권한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 직접고용 의무가 인정된 회사 중에는 포스코가 그동안 생산·조업과 무관한 ‘용역사’로 분류해 관리해온 창영산업 소속 노동자 35명도 포함됐다.
포스코는 승소자 849명 가운데 창영산업 소속 35명을 제외한 814명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대부분 항소를 포기한 건 그동안의 행보와는 다르다. 회사는 2011년 소송이 시작된 이래 매 소송단마다 대법원까지 다퉈왔다.
같은 쟁점을 놓고 대법원 판단이 잇따라 쌓이면서, 2·3심에서 다시 다퉈도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낮고 소송을 연장할수록 지연이자 등 비용만 늘어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더불어 지난 4월 생산공정과 직접 연관된 협력사 직원 7000여 명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창영산업에 대해서는 생산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온 만큼 항소심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송이 다른 용역사로 번질 파장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항소포기가 이뤄진 하청업체 직원들은 원청으로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구체적인 안내나 교육이 없어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선고와 항소포기로 포스코에 직고용이 결정된 한 직원은 “원청에서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출입증조차 나오지 않아 하청업체 것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