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2026-09-21 16:54:04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에 따른 후폭풍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여당에선 기자회견에서 자세를 낮춘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김민석 대표도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당은 ‘경기·성남 라인’ 핵심으로 꼽히는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을 상대로 인사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강 실장이 오늘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국정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에 대해 자신의 부족함 탓이라고 수차례 말씀하신 상황”이라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으로서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강 실장이 사의를 밝힌 건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 전 장관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에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강 전 실장 사의를 수리하면 지난 1일 물러난 김용범 전 정책실장과 함께 ‘청와대 3실장’ 중 2명이 공석이 된다. 미국·멕시코를 순방하는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강 실장을 향해 “아직 제가 어떻게 할지는 결정 못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최근 국정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여권 지지층 분열도 지속되고 있어 국정 동력을 찾기 위해 유임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여권에서는 강 실장 사의를 계기로 대대적인 인적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비서실장에는 그동안 민주당 박성준·이해식·천준호·한준호 의원 이름이 오르내렸다. 정책실장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미래에셋대우 사장을 지낸 홍성국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여권에선 강 실장까지 사의를 밝히자 민주당 김 대표도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대표도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잘못한 것을 진지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 전 후보자 사퇴 배경으로 꼽히는 탄원서에 대해 “몰랐고 알았으면 반대했을 것”이라며 “사퇴 발표 전날 밤에 해남에서 김 대표와 사퇴 문제를 상의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강 실장 사퇴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며 장관 후보자들을 제청한 한성숙 국무총리 사퇴도 촉구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제 중요한 건 비선 실세 인사 농단의 진상규명”이라며 “김 부속실장과 정 전 정무조정실장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인사 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