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2026-09-14 14:04:26
하현승이 결승전이 끝난 뒤 대회 MVP, 평균자책점, 승률, 구원투수상 트로피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현승 제공
지난 12일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대표팀 에이스 하현승(부산고)은 정윤진 감독을 찾았다. 하현승은 정 감독에게 “결승전에서 선발로 던지고 싶다”고 등판을 자원했다. 하현승은 지난 11일 준결승전인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3이닝 동안 33개의 공을 이미 던졌던 상황이었다. 이틀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에이스의 열정을 정 감독은 막을 수 없었다. 하현승은 “결승전이기도 하고 마지막 청소년 국가대표여서 꼭 던지고 싶었다”며 일본전 등판을 자원한 이유를 경기 뒤 밝혔다.
하현승은 마운드에서 자신이 왜 한국 야구의 미래인지 몸소 증명했다. 하현승은 지난 13일 열린 결승전에서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완봉승으로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우승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전매특허인 시속 150㎞가 넘는 직구는 없었지만 140㎞ 중후반대 직구를 뿌렸고, 변화구 위주의 기교를 더해 일본 타자들을 요리했다. 당초 하현승은 4회까지 투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안타, 볼넷 2개만을 허용한 ‘노히트노런’급 투구로 투구 수가 적어 투구는 7회까지 이어졌다. 7회초 벤치에서는 하현승에게 교체 의사를 물었지만 하현승은 “끝까지 던지고 싶다”는 말로 투지를 불태웠다. 마지막 7회 하현승은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현승은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글러브를 하늘로 던지는 세리머니를 하며 직접 한국의 8년 만의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3경기에 등판해 무실점 피칭을 한 하현승.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하현승은 이번 대회에서 3경기에 등판해 15와 3분의 2이닝 동안 212구를 던지며 탈삼진 25개와 함께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7일 대만전에서 90개의 공을 던지며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고, 11일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전에서는 33구로 3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하현승은 대회 MVP와 평균자책점, 승률, 구원투수상 등 투수 부문 4관왕을 독차지했다.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이 마운드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하현승은 “국가대표로 공을 던진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지만 동료들이 결승전 부담을 느낄 것 같아서 최대한 이닝을 끌고 가려고 했던 게 완봉까지 이어졌다”며 “내가 더 던져서 도움이 되고 싶기도 했고 완봉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현승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 대표팀은 6전 전승으로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을 상대로 두 차례 승리했고 난적 대만을 상대로도 1승을 거뒀다. 3경기에서 모두 하현승이 등판해 2승 1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이끈 정윤진 감독은 “하현승은 앞으로 선동열, 최동원 같은 국보급 투수가 될 것 같다”며 극찬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하현승은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오는 21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가 유력하다.
하현승은 “잘 쉬면서 몸도 잘 만들 것이다. 프로에 가면 이른 시일 내 1군에서 좋은 활약하는 게 목표다”며 “지금은 배달 음식을 왕창 시켜 먹고 잠을 좀 많이 자고 싶다”고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