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파고든 불법 성인 PC방…70대 노인까지 ‘판돈’

환전·무등급 3명 체포 기기 압수
휴대전화 포렌식 가담여부 수사중
28곳 시설위반 남구청 제재 의뢰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2026-09-21 14:57:11

울산경찰청과 게임물관리위원회 단속반원들이 지난 18일 밤 남구 한 전통시장 일대 불법 성인 PC방에서 현장 점검과 단속을 벌이고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경찰청과 게임물관리위원회 단속반원들이 지난 18일 밤 남구 한 전통시장 일대 불법 성인 PC방에서 현장 점검과 단속을 벌이고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불법 성인 PC방이 서민들의 일상 공간인 전통시장 골목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경찰은 현행범 검거와 함께 지자체 행정처분을 연계해 단속 뒤 간판만 바꿔 다시 문을 여는 악순환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울산경찰청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합동으로 지난 18일 남구 한 전통시장 반경 500m 이내 성인 PC방 81곳을 대상으로 일제단속을 벌여 불법 행위가 드러난 업소 31곳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적발된 31곳 중 28곳은 밀실 칸막이 등 시설기준이나 영업자 준수사항을 어겨 관할 구청 행정처분 대상에 올랐으며, 불법 환전 등 사행 행위가 직접 확인된 3곳은 형사입건됐다.

형사입건된 3곳은 모두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사행성 게임물을 제공하고, 불법 환전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전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돼 도박공간개설 혐의까지 더해진 1곳을 포함해 업주 등 관련자 3명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하는 등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게임기 29대, 현금 865만 원, 휴대전화 3대를 압수했다.


특히 이번 단속에서는 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3명이 현장에서 슬롯 등 게임을 이용하던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를 두고 특정 계층뿐만 아니라 장을 보러 나온 평범한 고령층까지 사행성 게임에 무방비로 노출될 만큼 불법 영업이 서민 일상 깊숙이 침투했다는 방증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거쳐 업주와의 관계와 실제 도박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이들 여성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단속망을 피하려고 편법 시설을 갖추거나 규정을 어긴 업소들도 대거 솎아내 행정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밀실 칸막이 설치 등 시설기준을 위반한 업소 25곳과 상호변경 미등록 등 준수사항을 어긴 업소 3곳 등 모두 28곳을 남구청에 통보해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다.

울산경찰청은 시민 생활공간에 맞춘 테마형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학교 통학로(1차), 산단 근로자와 농촌 주민을 위한 울주군 농어촌지역(2차)에 이어 이번 전통시장(3차)까지 단속망을 넓혔다. 연휴 이후에도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불시 단속을 이어가며 지자체와 공조해 재영업을 원천 봉쇄할 계획이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추석은 가족과 이웃이 정을 나누는 명절인 만큼 시민들이 사행성 영업 피해 없이 평온한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선제 단속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강력한 단속과 행정처분 연계를 지속해 불법 성인PC방이 발붙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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