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 2026-09-21 17:38:27
BS길종합병원 최봉식 병원장은 “연제구는 부산 행정타운의 중심이지만,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어 이곳을 선택했다”며 “우수한 의료진과 최신 AI기능을 탑재한 장비, 뛰어난 접근성이 우리 병원의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BS길종합병원 제공
BS길종합병원이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최근 오픈했다. 의료수요에 맞춰 병상을 관리하는 ‘병상 총량제’ 사전심의가 2025년 6월 본격 시행된 후 개원한 마지막 종합병원이다. 당분간 필수의료 분야와 기존에 허가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부산에서 신규 병원 개설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봉식 병원장은 “경증, 중증 가리지 않고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선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그리고 필수의료와 중증질환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병원장은 지역에서 믿고 치료 받을 수 있는 의료의 질 확보가 우선이며 그것이 ‘지역완결 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개원 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병상 총량제에 묶여 있어 병원 개원이 힘들지만 2024년에 미리 300병상 규모로 건축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였다. 그후로 병원 개설허가까지 받아 7월초에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사용허가가 나오지 않는 바람에 개원이 3개월가량 지연됐다. 개원에 맞춰 인력수급 계획을 마련해 놓았는데 시작부터 프로세스가 엉키게 된 것이다. 비록 개원은 늦어졌지만 우수한 의료진과 가장 최신 장비를 갖춘 종합병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
-연제구에 종합병원을 개설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요즘 의사들이 쉬운 피부 미용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비용이 들더라도 응급실과 소아과 등을 갖추고 필수의료 영역을 강화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싶었다. 그동안 척추관절에 특화된 병원을 운영했는데 여러가지 제한이 많았다. 내과가 없으면 다른 질환을 동반한 환자 수술이 어렵고, 응급실이 없으면 야간에 환자 응대가 힘들어 결국 종합병원을 개원하게 됐다. 시청이 위치한 연제구는 행정타운의 중심이지만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어 이 곳을 선택하게 됐다. 현재 동래구와 부산진구 사이에는 종합병원이 없다.”
-병원과 종합병원은 어떤 차이가 있나.
“종합병원이 되려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중 3개 과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원 파트로 방사선과 마취통증과가 있어야 하고 진단검사의학과나 해부병리과 중에 한 개를 갖추어야 된다. 최근 정부 정책이 ‘의원-종합병원-대학병원’의 구도로 의료시스템을 짜고 있다. 그 시스템 내에는 척추관절 병원은 없으며 수술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다. 의료법상 규제가 까다로워지고 있어 규모의 경쟁에서 종합병원에 비해 병원이 힘든 구조라고 보면 된다.”
-필수의료의 위기가 심각하다. 이 분야의 의료진 확보가 쉽지 않을텐데.
“사실 그게 제일 문제다. 필수의료의 위기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실제 병원을 경영해 보니 특히 내과 파트는 의료진을 구하기가 아주 어렵다. 충분한 보상이 안되니까 지원 자체를 안하는 것이다. 필수의료가 무너져 의료진 수급에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명과 직결된 진료 파트는 정부가 더 확실하게 지원해 주어야 한다.”
-최근 필수 진료과의 수가 인상에 대한 정부 발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6월에 건강보험 수가 인상안이 발표된 바 있다. 지역·필수의료 분야에 추가 예산 지원을 발표 했었는데 조금 도움은 되긴 하겠지만 워낙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걸로는 부족하다. 국방 예산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영역의 예산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지 않겠나.”
-응급실의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연제구청과의 면담에서 제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응급실과 소아과였다. 두 파트를 꼭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래서 응급실도 크게 설계에 반영했다. 응급의료는 단계별로 응급실-지역응급의료기관-지역응급의료센터로 분류된다. 현재는 응급실 형태인데 응급의료기관 수준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소아청소년과는 어떤 형식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인가.
“소아청소년과도 오픈 때부터 개설했는데 사실 이 파트는 운영할수록 적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응급실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달빛어린이병원도 구상하고 있다. 행정기관과 협의가 이루어지면 야간과 휴일에도 소아 환자들의 진료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수도권 집중이 여전한데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나.
“동네 의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곧장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올라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의원-종합병원-대학병원의 전달체계가 무시되다 보니 지역은 텅 비고 수도권만 미어터진다. 희귀 난치질환의 경우에는 수도권 전문병원으로 가더라도 그런 경우가 아니면 지역에서 해결해야 한다. 또 지역 내에서 완결될 수 있도록 지역 거점 국립대학을 서울의 빅5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 환자가 자기 연고지에서 치료를 받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면 좋겠다. 부산 권역 내에서도 1, 2, 3차 의료기관 간에 환자 전원 시스템을 잘 만들어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앞으로 길종합병원을 어떤 병원으로 키우고 싶나.
“평소 병원 경영의 원칙과 진료 철학을 요약하면 ‘바른 길, 건강한 길, 행복한 길’로 정리할 수 있겠다.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는 필수의료와 응급의료 위주로 정도 경영을 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또 환자들의 병을 잘 치료할 수 있게 옳은 방향으로 안내해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것이 건강한 길이다. 그리고 환자, 직원, 병원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병원이 행복한 길이다. 최종 목표는 부산에서 최고의 종합병원을 만드는 것이며 그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힘으로는 안되고 전체 구성원의 힘으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