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6-10-05 10:03:42
원자력안전위원가 지난달 10일 경북 경주시 소재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지진에 의한 원전의 방사능누출 사고를 가정해 중앙부처·지자체·전문기관·사업자·지역 유관기관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여하는 ‘2026년 국가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원안위 제공
원자력안전위원가 지난달 10일 경북 경주시 소재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지진에 의한 원전의 방사능누출 사고를 가정해 중앙부처·지자체·전문기관·사업자·지역 유관기관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여하는 ‘2026년 국가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원안위 제공
국가 방사능 재난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법정훈련인 방사능방재 연합훈련에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일부 중앙부처가 반복적으로 불참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차원의 범부처 재난대응훈련이지만 전 중앙부처가 예외 없이 의무 참여하는 훈련이 아니라는 허점이 ‘불참’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9년간 방사능방재 연합훈련 중 현장방사능방재지휘센터 파견훈련에 중앙부처 불참은 총 24건으로 나타났다.
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은 법률에 따라 중앙부처가 함께 참여하도록 한 국가 차원의 법정훈련이다. 실제 방사능재난 발생 시 주민대피, 교육시설, 의료·보건, 교통, 산업·식품안전 등 부처별 대응체계를 종합 점검하는 훈련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부, 국방부,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각자 임무를 맡으며 참가하게 돼 있다.
하지만 행안부 등 일부 부처를 제외한 대부분 부처가 현지 훈련에 한 차례 이상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은 범부처 차원의 법정훈련이긴 하지만, 전 부처가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훈련은 아니다.
실제로 중앙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법정훈련 가운데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을지연습, 민방위 훈련, 국가사이버위기 대응훈련은 모든 중앙행정기관(전 부처)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지만, 방사능방재 연합훈련 , READY Korea 훈련, 화물운송/물류 비상대비훈련 등은 전 부처 의무 참여 대상이 아니다.
원자력안전위원가 지난달 10일 경북 경주시 소재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지진에 의한 원전의 방사능누출 사고를 가정해 중앙부처·지자체·전문기관·사업자·지역 유관기관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여하는 ‘2026년 국가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원안위 제공
이에따라 2018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9년간 부처별 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은 불참 기록을 보면 교육부와 복지부가 6회씩으로 최다였고, 문체부, 국토부, 산업부, 해수부, 국방부가 2회씩을 기록했다. 과기정통부와 식약처도 1회씩 불참했다. 특히 교육부와 복지부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불참했다.
원안위는 2025년부터 불참 사유서 제출을 요청했으나, 그해 교육부와 복지부는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올해 불참 사유서를 보면 부처 담당자들은 대부분 업무가 바쁘다거나 소속기관 안전한국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병가 등 이유를 대며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비대면 훈련을 실시한 2020년과 전 부처가 참가한 2021년을 제외하면 매해 불참 부서가 발생하며 국가 차원의 방사능 재난 대응체계를 온전히 점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능 재난이 발생하면 주민 대피뿐 아니라 학교와 학생 보호, 의료 지원, 교통 통제, 식품 안전, 군 지원 등 여러 분야의 대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일부 부처의 대응 공백이 전체 방재체계의 작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훈련 주무 부처인 원안위도 불참 부처에 대해 후속 보수 교육을 시행하지 않았고, 반복 불참 부처에도 별도의 관리·개선 조처를 하고 있지 않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현 의원은 "방사능방재 연합훈련은 실제 재난 상황에서 관계기관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라며 "반복적으로 불참하는 부처에 대해서는 원안위가 별도로 관리하고,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의 구멍은 작은 공백에서 시작되는 만큼, 평상시 훈련을 통해 대응체계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안위는 관계부처의 훈련 참여를 위해 협의를 지속해 왔으며, 앞으로도 부처 참여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희 원안위 방사선방재국장은 "연합훈련은 원안위, 지자체, 관계부처, 원자력사업자, 주민 등 2000여 명이 참여해 진행됐다"며 "불가피하게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경우에는 별도 교육 등을 통해 실제 재난 시 역할을 숙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