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10-23 14:59:24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무죄 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야권은 “사필귀정”이라며 기소한 특검과 재판부를 압박한 여권 인사들의 책임을 언급하고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라며 즉각 상고를 촉구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오 시장은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
국민의힘은 일제히 환영 목소리를 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세훈 서울시장, 전부 무죄! 사필귀정이다”라고 적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되도 않는 것을 기소한 특검이 책임져야 한다. 되지도 않을 대법원 상고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을 받아야 할 사람은 오세훈 시장이 아니다. 재판을 받아야 할 범죄자는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다”라며 “이재명 재판 즉각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듭 말을 바꿔 온 정치 브로커의 진술은 결국 시장직을 박탈할 증거가 되기엔 부족했다”며 “애초부터 직접 증거 없이 몇 사람의 입에만 기댄 편향된 기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검은 무리한 기소로 서울시정을 흔들고 시민을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더 이상 무리한 정치적 기소와 재판으로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1000만 서울시민이 투표로 맡긴 오세훈 시정이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은 더없이 다행스러우며 동시에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도 잇따라 환영 메시지를 냈다. 이헌승 의원(부산진을)은 “사필귀정이다. 정치적 공세가 아무리 거세더라도 유무죄를 가르는 기준은 증거와 법리여야 한다”며 “이번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여 반성하고 정쟁으로 시민의 선택을 흔드는 정치는 멈추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미애 의원(해운대을)은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정의로운 판결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정성국 의원(부산진갑)은 “재판부가 1심 판결을 바로잡은 것을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난 1심 판결 때 관련자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비약이 많아 이해하기 어려우며 항소심에서 바로 잡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오늘 항소심 재판부가 김민석 민주당 대표, 서영교 법사위원장 같은 민주당 정치인들의 노골적이고도 저질스러운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1심 판결을 바로잡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오 시장에 면죄부, 재판부 판단에 유감을 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한 원내대표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엄중한 사안”이라며 “특검은 즉각 상고하여 항소심 재판부의 법리 오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오 시장에 대한 국민적 의혹 해소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사법개혁 문제로 화살을 돌렸다. 조 원장은 페이스북에 “오세훈 2심 무죄. 수차례 경고했던 ‘사법정치’의 반격이 계속되고 있다”며 “법원행정처 폐지, 조희대 탄핵 등 사법개혁을 단호히 추진하지 않은 후과(後果)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