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째 ‘장고’…롯데 사령탑 인선 ‘안갯속’

마무리 캠프 시작에도 공석
김태형 유임 여부 오리무중
차기 감독·단장 후보설만 무성
향후 3~5년 구단 방향 가를 선택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2026-10-19 16: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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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포함한 감독 후보군을 구성해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태형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포함한 감독 후보군을 구성해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태형 감독.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차기 감독 선임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시즌 종료 1주일이 지났지만 김태형 감독의 재신임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현 김태형 감독을 포함해 감독 후보군을 구성해 검토 중이다”는 입장이지만, 결정이 늦어지며 ‘야구 국가대표팀 코치 선임설’, ‘포스트시즌 진출팀 코칭스태프 단장설’ 등 각종 소문만 무성하다.

19일 롯데 구단에 따르면 롯데는 국내 마무리 캠프가 시작된 이날까지 차기 감독 인선을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시즌이 끝난 뒤 감독 선임 절차에 돌입한 롯데는 오는 11월 30일 계약이 만료되는 김태형 감독의 재신임 여부를 포함해 차기 감독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 올해 9위로 가을야구에 탈락한 한화 이글스가 지난 13일 류지현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석장현 전 경영지원실장을 신임 단장으로 내정하며 빠르게 새판 짜기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늦다.

롯데 관계자는 “통상 국내 마무리 캠프는 각 파트 코칭스태프들이 주도해 진행했다”며 “현재로서는 김태형 감독을 포함해 감독 후보군을 검토 중이라는 것 이외에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감독 선임이 지연되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자리한다. 롯데는 하위권 팀의 통상적인 감독 교체 절차와는 달리 감독 인선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를 시즌 종료 후 시작했다. 김태형 감독에 대한 예우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는 2024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3년 연속 7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올 시즌 도중에는 9위까지 처지며 감독 교체 필요성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롯데는 두산 베어스에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 차례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의 경력을 고려해 시즌 도중 경질이나 조기 결별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즌 도중 감독 후보군을 꾸리기는 했으나 김 감독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후보자와의 실제 접촉 등 본격적인 인선 작업은 시즌 종료 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과 함께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차기 단장 후보군이 포스트시즌 진출 팀에 속해 있어 감독, 단장 선임에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포스트시즌을 진행 중인 팀의 코칭스태프를 영입할 경우 해당 팀의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인선 발표를 자제하는 것이 야구계의 관례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LG 트윈스 코칭스태프 출신 인사의 롯데 차기 단장 선임설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구단은 특정 인사의 영입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교체될 경우 강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되는 이동욱 야구 국가대표팀 코치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APBC 야구 대표팀은 감독이었던 류지현 감독이 한화로 부임하면서 기존 코칭스태프 가운데 한 명이 임시 감독을 맡아 대회를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최원호 코치의 감독 부임 보도가 나왔는데 프로팀 감독 경험이 있는 이동욱 코치가 감독에 선임되지 않으면서 롯데 감독 부임설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롯데의 이번 감독 선임은 단순히 내년 1년이 아닌 향후 3~5년간 롯데 구단의 방향성을 결정할 분기점이다. 롯데는 지난 2018년부터 9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이 기간 조원우·양상문·허문회·래리 서튼·김태형 등 정식 감독 5명과 공필성·이종운 감독대행 2명 등 모두 7명이 1군 지휘봉을 잡았지만 누구도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지 못했다.

감독마다 추구하는 야구도 달랐다. 조원우 감독은 기존 주전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했지만 불안한 투수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재계약 첫해인 2018년 경질됐다. 양상문 감독은 투수진 재정비와 젊은 포수 육성을 추진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시즌 도중 물러났다. 허문회 감독은 주전 선수에 대한 신뢰와 자율을 강조했지만 선수 기용과 엔트리 운영을 둘러싼 프런트와의 갈등 끝에 경질됐다.

서튼 감독은 데이터와 선수 육성을 중심으로 팀 체질 개선에 나섰으나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2023년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윈 나우’를 추구했으나 얇은 선수층과 각종 선수단 악재가 겹치며 3년 연속 7위에 그쳤다.

지역의 한 야구계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새로운 감독의 지도력뿐 아니라 구단의 장기적인 운영 철학까지 함께 결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차기 단장과 감독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고, 선수 육성과 당장의 성적 사이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할 지가 당장 내년의 성적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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